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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동남권 신공항 지역이해에 매몰돼선 안 돼 /신정택

대승적 국책사업 잘못된 선택은 국가경제와 역사에 큰 부담될 것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6-22 20:35:54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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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끝났다. 이로써 선거 이후로 미뤄 왔던 신공항의 입지를 결정하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영남권 일부 시도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공항 입지선정 평가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공항 건설에 정치적 고려와 세몰이식 구태를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의 장애물 규정에 의하면 밀양 하남 후보지의 경우, 최소 16개 이상의 산을 절개해야 한다. 당연히 이로 인한 환경 훼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작약산, 석용산, 월봉산, 덕암산, 무척산 등의 수려한 경관이 망쳐지는 것이다. 특히 이 지역 산의 대부분은 가야 유적이 산재해 있어 문화적인 피해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절개에 드는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절개 토사를 처리하는 데 하루 1000대의 덤프트럭을 투입해도 최소 12년에서 최고 31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밀양에 묻고 싶다. 과연 수천 년을 이어 온 수려한 경관과 옥토를 파괴하면서까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우리나라 지방 공항 대부분이 소음으로 인한 심각한 민원에 직면해 있고 이로 인해 공항 운영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24시간 운영되는 국제공항이 밀양에 입지하고 여기에 군 공항까지 이전되었다고 생각해 보라. 거기에서 발생할 그 엄청난 소음과 민원을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지 궁금하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없다면 공항 유치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현실의 이해에 매몰되어 미래에 발생할 엄청난 사실을 도외시한다면 그 책임을 과연 누가 질 것인지 스스로 반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대구, 경북, 울산, 경남 등 영남권 4개 시도가 신공항 밀양 유치 공동 추진단을 구성하고 천만 명 서명운동도 전개한다고 한다. 세를 과시하겠다는 의도다. 그들의 머릿속에 신공항의 대승적 의미는 이제 없어 보인다. 단지 그들 지역의 이해만 있을 뿐이다. 지역의 논리로 접근하고 지역적 해결책을 찾고 있다.

현재 영남권에서는 동남권 신공항을 아예 '영남권 신공항'이라 표현함으로써 그들 스스로 신공항의 의미를 지방공항으로 퇴색시키고 있다. 꺼져가던 동남권 신공항의 불씨를 살려내기 위해 힘을 모았던 당시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정부를 설득할 수 있었던 것은 동남권의 일치된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지방공항이 아닌 새로운 관문이자 허브 공항이라는 논리가 있었다. 만일 우리가 또 하나의 지방 공항을 건설하려 했다면 정부로부터 당위성을 인정받기 어려웠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지금에 와서 '영남권 신공항'이라는 합의되지 않은 논리는 공항 건설을 지역 이기주의와 연결하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또한 이는 정부로부터 인정받았던 공항 건설의 타당성을 희석함으로써 자칫 신공항 건설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곧 입지선정을 위한 평가위원회가 구성된다. 그리고 신공항 건설의 열쇠는 다른 데 있지 않고 바로 우리 동남권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열쇠를 찾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영남권의 이러한 일방통행식 행보 앞에서는 그 어떠한 해결책도 나올 수 없다. 오히려 지역 간에 또 다른 갈등의 골을 깊게 할 뿐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이 지역의 상생과 국가균형발전,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전기를 만들기 위한 국책사업이다. 당연히 엄청난 예산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지역경제는 물론, 자칫하면 국가경제 전체와 역사에 큰 부담을 지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가덕도와 밀양을 두고 양분되어 있는 지역 간 견해와 입장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좁혀 나가려는 성숙된 의사결정 과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정부를 상대로 한 동남권의 협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 될 수 있음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부산상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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