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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남북, 피의 보복전은 막아야 /임을출

극단 상황 몰아가는 강경 목소리뿐

소통과 대화 요구는 설 자리를 잃었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5-02 19:47:35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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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천안함 침몰이라는 초유의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고 북한의 금강산 부동산 동결, 몰수 조치 등이 이어지면서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듯하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경색되어 왔던 남북관계가 임기 3년차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현 정부 아래서는 관계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해온 북한이 8개월여 만인 지난달 17일 '군사논평원'의 입을 빌어 '이명박 역도'라고 지칭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남측 당국도 천안함 사태를 빌미로 북한에 대해 초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현 정부의 주요 관계자들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심증을 굳힌 듯하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지난달 29일 희생 장병 영결식을 치르면서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보복 의지를 다졌다.

이런 살벌한 분위기 때문인지 보복, 응징을 외치는 강경 목소리만 들리고 대화, 타협, 소통을 주문하는 목소리는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이 안타까운 사고를 국민의 감정에 호소하고 정략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일부 언론과 정치인, 모든 잘못을 아직 검증되지 않은 북한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모면해보려는 일부 군 수뇌부의 행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천암함 사건과 위기관리 대응은 우리나라 정부, 군, 일부 언론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과연 해를 입은 만큼 앙갚음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이 바람직한 것일까. 여당 원내총무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난다면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처럼 이런 '행동 대 행동'을 통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북한이 잔뜩 겁을 먹고 무릎을 꿇고 순한 양처럼 고분고분해지길 바라는 것일까. 아니면 서로 보복전을 주고받으면서 또다시 무고한 장병들의 희생을 불러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상당수 국민들은 후자 쪽의 가능성을 높게 점칠 것이다. 싸움에서는 더는 잃을 게 없는 상대보다 더 무서운 적이 없다고 한다.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지 않느냐'는 주장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격앙된 감정을 가라앉히고 보다 차분하게 이성적인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 분쟁과 파괴는 극심한 국론 분열을 일으키고 모두의 삶을 파멸로 이끌 뿐이다. 특히 이럴 때 힘 없고 나약한 이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다는 것은 과거 역사들이 증명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쌀·비료 지원을 중단하면서 대북 지렛대를 상실한 상황에서 금강산 자산 몰수 조치에 대한 대응 카드로 민간교역을 축소하고,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행을 제한하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북한이 남측 항공기의 북측 영공 통과 제한 등으로 맞대응하면 우리가 더 피해를 볼 수 있다.

결국 남북한은 공생의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는 운명적 관계이다. 서로에게 더 깊은 상처를 주는 것을 이제 멈춰야 한다. 군사적 응징만을 외치고 땜질식 단기 처방을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영구히 막는 새로운 평화보장장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난 정부 당시 남북한은 정상회담을 통해 북방한계선에 남북 공동어로구역 및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분쟁을 종식시키는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의 설치를 합의한 바 있다.

김정일 건강, 후계 체제 구축, 화폐개혁 후유증 등 이전과는 다른 미묘한 북한 내부 변수들과 우리 내부의 극심한 국론 분열, 보수적 사회 분위기, 지방선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명박 대통령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조합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당장 어느 한쪽으로부터는 욕을 얻어먹더라도 훗날 사가들이 높게 평가할 수 있는 '평화중재안'을 내놓고 남북한 주민들을 설득시켜야 한다. 남북한 모두가 패자가 아닌 승자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윈윈 패러다임을 만들 때인 것이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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