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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전교조 명단 공개, 그때와 지금 /권순익

전교조란 이유로 공격받는 현실, 과거의 순수함이 바랜 탓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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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교원은 '좋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학부모와의 계약을 통해 학생의 교육을 위탁받은 기관이다.당연히 학부모는 교원단체의 활동이 교육에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 판단할 권리가 있다. 조합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이란 노조 본연의 활동보다 이념 투쟁을 우선하고 부추긴 건 전교조다. 전교조 조합원 명단 공개는 전교조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감시를 의식해 정치활동을 삼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조전혁 한나라당 의원)

"정치적 의도가 문제다. 명단 공개를 불허한 서울남부지법의 판결까지 무시한 건 선거를 앞두고 전교조를 문제집단으로 이슈화하려는 것 아니냐. 조합원들이 교육자인데 권익만 추구하고 교육내용이나 정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있나. 모든 조합원들이 명단 공개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색깔론 등으로 덧씌워지는 데 피해의식이 있고 사립학교 조합원은 현실적으로 재단 측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김영준 전 전교조 부산지부장)

조전혁 의원은 인천대 교수 출신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인하는 학생들의 의식 편향에 충격을 받고 시간강사 몫이던 경제학 교양강좌를 자청해 맡기도 했다. 한편으론 학생들의 인기가 시들해진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이 학부과정에서 퇴출당하려 하자 사상과 학문연구의 다양성을 내세워 앞장서 막았다. 김영준 교사는 1986년 교육민주화선언에 동참해 징계를 받았고 전교조가 출범하던 1989년 조합원이란 이유로 교육부에 의해 강제 해직당한 1600명 교사 중 1명이었다. 그는 전교조가 합법화된 1999년부터 2년간 전교조 부산지부장을 지낸 후 현재는 평교사로 있다. 대학생 땐 야학에서 공장노동자들을 가르쳤다.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 부산에서 고교를 다녔다.

조전혁 의원의 교총과 전교조 교원 명단 공개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전교조는 조 의원을 형사고발하고 명단을 홈페이지에 올린 일부 언론엔 손해배상을 청구키로 했다. 기자는 그러나 이런 시비와는 관계없이 명단 공개가 학교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미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교사나 학생들이 누가 전교조 교사인지 알고 있고, 당사자들 스스로도 알 수 있게 행동해왔다. 일각의 호들갑처럼 "내 아이를 전교조 교사 밑에 둘 수 없다"는 학부모의 소동도 없을 것이다.

그보다 이 시점에서 정말로 전교조 교사들이 돌아봐야할 게 있다. 명단 공개가 자신들을 공격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게 설사 정치적 목적에 의해서라도 그렇다. '교육 대학살'이라 불린 1989년 때는 해직을 감수하면서까지 전교조 교사들은 그 소속을 자랑스럽게 내세웠다. 스스로 공개했던 20년 전과 공개에 반발하는 지금, 그때나 지금이나 자신들을 향한 학생들과 학부모의 눈길이 똑같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전교조는 이 질문을 몇 번이고 자문해야 한다.

전교조가 수여하는 '참교사상'의 초기 수상자 명단엔 눈에 띄는 점이 있다. 1회부터 10회까지의 개인 수상자 17명 중 9명이 상을 받을 때 이미 고인(故人)이었다. 해직의 아픔 속에서 암이나 심장마비로 숨진 이들이다. 전교조 행사에서 축시를 낭독했다는 이유로 해직돼 34살에 눈을 감은 부산 구덕고 교사 신용길 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위암으로 고통받던 그가 닫힌 교문 저편의 제자들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는 제자들이 증언한다. 얼음장 같은 군사정권하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그토록 험한 길을 간 게 초기의 전교조다. 그랬던 전교조가 어느 사이에 '아이들'은 사라지고 '교사들'을 위한 조직으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교육감이 두 번씩이나 구속된 서울시교육청의 비리가 서울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다. 전교조의 '이념 과잉'을 우려하는 학부모도 마찬가지이다. 장학사 교장 교감 등 자리마다 돈이 오가고 시설공사 수학여행 급식까지 건마다 떡값이 붙는다는 게 우리 교육현장이다. '부정과 비리를 배격하고 참교육을 외치던 '전교조의 존재이유는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전교조는 자신에 쏟아지는 의혹을 스스로 불식시켜야 한다. 그건 초심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가장 어렵지만 분명히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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