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시론] 한국의 중립화 통일론 /이만열

축적한 힘과 외교력 바탕 중립화론, 주변국 설득 최적의 방안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2-03 21:06:20
  •  |  본지 26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철이 들고 난 뒤 한시도 잊지 않은 것이 통일 문제다. 기도할 때마다 빼놓지 않은 것도 민족의 하나됨이다. 그러나 고민의 오래됨에 비해 통일의 과정 등에 대해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본 적은 없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열창은 해 왔지만 통일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나의 영역을 넘는 것으로 치부한 것이다. 세대가 바뀌면서 굳이 통일의 필요성이 있는가 하는 질문이 나오는가 하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존이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통일의 열망도 식어가고 있다.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상황은 통일 문제를 다시 일깨워준다. '선제타격론'이니 '급변사태 대비계획'이 언론에 유출되면서 우리 정부가 과연 통일 방안을 가지고 있는지, 또 가지고 있다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급변사태' 운운하지만 국제사회의 용인 없이 휴전선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것이 현실 아닐까. 동족상잔의 경험으로 무력통일은 용납할 수 없고, 흡수통일은 배제되고 있다. 그렇다면 남북이 공유하고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있는 통일 방안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동안 한반도 통일론의 전개 과정은 복잡다기했다. 남측은 유엔 감시 하에 자유선거에 의한 통일론에서부터 무력(북진)통일론과 평화통일론, 한민족공동체통일론을 거쳐 국가연합통일론까지 나아갔다. 북측은 연방제통일론을 주장했지만, 그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두고 변화가 있었다. 남북이 합의한 통일론은 6·15공동선언에서 언급한 '남측의 연합제 방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방안'을 조율하여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한다는 정도였다.

통일은 남북한 모든 계층의 확고하고도 일치된 견해만 있다면 언제든 가능하다고 본다. 남북한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통일을 하겠다는데 누가 방해하겠는가. 그러나 지금까지 그것은 가능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가능할 것 같지 않다. 거족적으로 일치된 견해가 없는 상황에서 외세의 영향은 분단 때와 마찬가지로 통일 과정에서도 필연적이다. 여기서 한국의 통일 방안은 남북한과 외세가 용인하는 최대공약수로 제시될 수밖에 없다.

남북의 일치된 견해가 없다면 외세의 영향력은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 6·25전쟁은 물론 그 뒤의 분단 고착화가 세계적 냉전질서의 산물이라는 점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언필칭 한반도 통일을 기원하며 돕겠다고 했던 이웃들이었지만, 10년 전 역사적인 6·15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됐을 때 보였던 반응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 예민함이 상상 이상이었다. 그만큼 주변 강대국은 한반도의 추이에 민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한과 주변국을 설득할 수 있는 차선의 통일론이 있을 수 있을까. 여기에 조심스럽게 중립화통일론을 떠올릴 수 있다. 중립화통일론은 19세기 후반의 한반도중립화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반도는 일찍부터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마주치고 이해관계가 부딪친 곳이었다. 이 같은 지정학적 요인 때문에 중립화론은 한말 서세동점 시기에 한국이 국제질서 속에 편입되면서 시작되었다. 임오군란 후 독일 외교관 부들러와 유길준이 중립화론을 제기했다. 노일전쟁 직전에 한국이 국외중립을 선언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만 당시 힘없는 중립화는 허수아비였다. 해방 후에도 알버트 웨드마이어 장군을 비롯하여 이승만의 고문 올리버, 미 국무장관 덜레스, 미 상원의원 노울랜드와 맨스필드 그리고 김용중, 최봉윤, 김삼규 및 통일사회당의 김철이 주장을 이어갔다.
해방 후 중립화론은 한반도의 통일론과 연결된다. 거듭 말하지만 통일에는 남북의 단합된 강한 의지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러면서 주변국의 적극적인 협조 또한 필수적이다. 중립화론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부딪치는 곳에서 힘과 외교력 없이는 제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동안 축적된 우리의 힘과 검증된 외교력은 중립화론을 시도해 볼 만하다. 중립화론은 상호이해를 조정할 여유공간이 필요한 주변제국에 대해 설득하고 동의를 끌어내는 최적의 방안일 뿐 아니라 남북의 이념과 체제를 조율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치지도외하지 말고, 우선 논의의 테이블에라도 올려놓아야 할 때가 아닐까.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숙명여대 명예교수·전 한국사편찬위원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부산교통공사
우리은행

 많이 본 뉴스RSS

  1. 1근교산&그너머 <1122> 섬 산행(2) 울릉군 울릉도 성인봉
  2. 2“에어부산 지역기업화” vs “대기업 인수가 바람직”
  3. 3부산 수학문화관·온천2초 설립 본궤도
  4. 4탱탱 달달한 독도새우…트럼프 만찬 오른 그 맛 여기 있소
  5. 5“르노삼성 노사 갈등에 일부 협력사는 100명 감원”
  6. 6삼성,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 투자
  7. 7깜찍 이미지 질리셨죠? 트와이스 도발적 변신
  8. 8기장군 “기장~장안 송전선로 지중화를”
  9. 9[조재휘의 시네필] 히어로 장르의 황혼을 바라보며
  10. 10백업 오윤석·허일의 반란…거인, 시련 속 희망가
  1. 1사보임 뜻 뭐길래… 오신환 의원 “사보임 거부”
  2. 2하태경, 이언주 탈당에 “패스트트랙 막을 여지 있어”
  3. 3문희상 임이자 성추행 논란, 한국당 현수막 들고 등장… ‘자작극’ 의혹까지
  4. 4문희상 저혈당 쇼크, 병원행… 이은재 사보임 관련 “사퇴하세요” 직후 추정
  5. 5김관영 “오신환 국회 사개특위 위원 사임계 제출”… 오신환 “사임 의사 없다”
  6. 6임이자, 경기대 법학과·한국노총 출신·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
  7. 7이은재 또 “사퇴하세요!”… 문희상 국회의장 당혹
  8. 8자유한국당 “문희상 의장, 임이자 의원 신체접촉…고발할 것”
  9. 9 오신환 “공수처 패스트트랙 반대”… 캐스팅보트 지목 이유는?
  10. 10오신환 “패트트트랙 반대표 던지겠다” 새로운 변수 급부상
  1. 1“에어부산 지역기업화” vs “대기업 인수가 바람직”
  2. 2“르노삼성 노사 갈등에 일부 협력사는 100명 감원”
  3. 3삼성,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 투자
  4. 4대기업 제치고 부산·경남 재개발 잇단 수주…차세대 지역 건설사 부상
  5. 5작지만 똘똘한 아파트 ‘베스티움’…숲세·역세권에 합리적 가격까지
  6. 6참이슬 출고가 65원↑…하이트진로 내달 인상
  7. 7부산 제조업 경기 바닥 찍었나…BSI 7년9개월 만에 호전 전망
  8. 8금융·증시 동향
  9. 9주가지수- 2019년 4월 24일
  10. 10바야흐로 ‘건면 시대’…농심 녹산공장을 전진기지로 육성
  1. 1김수민 작가 “윤지오 증언탓 장자연 유족 패소”… 윤지오 카톡 공개
  2. 2김수민 작가 “故 장자연 이용” VS 윤지오 “카톡 조작”
  3. 3대구 전투기 갑작스런 전투기 소리에 시민들 불편 호소
  4. 4김수민 작가와 윤지오 대립… 고 장자연 사건 다른 방향으로 전개
  5. 5‘윤지오와 공방’ 김수민 작가는 누구?…‘혼잣말’ 저자·활발한 SNS 활동
  6. 6남구 문현동 음주운전 의심 차량, 보행자 등 들이받고 전복… 음주측정 거부
  7. 7삼성 채용, 오늘(24일) 인적성 발표…다음 일정은 면접
  8. 8윤지오 스마트워치 미작동, 조작미숙 탓… 김수민 작가 카톡 논란
  9. 9박훈 변호사, 김수민 작가-윤지오 공방 참전 “‘장자연 리스트’ 어떻게 봤나”
  10. 10‘자사고 재지정 갈등’ 상산고등학교는? ‘수학의 정석’ 저자 홍성대 설립·서울대 40명 합격
  1. 1최지만 “개인적 문제 자리 비워” 누리꾼 “미국 귀화?”
  2. 2‘반갑다 토트넘 홈구장’ 손흥민, 브라이튼전서 시즌 최다골 노린다
  3. 3토트넘 브라이튼전 1-0 승리 사진으로 다시보기
  4. 4토트넘vs브라이튼… 손, 맨시티전 아픔 달래나
  5. 5'테크노 골리앗' 최홍만, 6월 10일 AFC서 복귀전
  6. 6토트넘 브라이튼전 승리 귀중한 승점 3점 따내… 프리미어리그(EPL) 4위 경쟁 앞서
  7. 7사우샘프턴 롱, 7.69초 만에 골맛 'EPL 역대 최단시간 골'
  8. 8여자핸드볼 간판 류은희, 프랑스 파리92와 2년 계약
  9. 9손흥민, 새 구장 연속 공격포인트 스톱…최다골도 다음 기회에
  10. 10백업 오윤석·허일의 반란…거인 ‘시련 속 희망가’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두 强기업의 즐거운 도시 실험
삼일정신을 다시 바라보다
기고 [전체보기]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센텀 2지구 /이갑준
21세기 과학기술과 부산의 미래 /박태주
기자수첩 [전체보기]
아직 피는 완전히 씻기지 않았다 /신심범
역사 외면한 부산시의 무리수 /황윤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구를 위하여 ‘경제의 종’은 울리나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느린 호흡의 의미
말모이와 국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청와대는 ‘내로남불’ 민심 귀 기울여야 /김태경
부산 해법, 치열하게 논쟁해야 /박태우
도청도설 [전체보기]
박찬호의 ‘한만두’
나무 의사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자기 표현의 기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기장멸치식해와 엔초비
전병과 갈레트
사설 [전체보기]
문제투성이 김해신공항, 총리실 검증 서둘러야
북·러 정상회담 비핵화 협상 긍정적 발전 계기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행복, 복지국가, 그리고 비례대표제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고난의 역사 견뎌낸 명화
황제의 이중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업인이 알아야 할, 여성들의 정보탐색법
먹방,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암운 드리운 도보다리 회담 1주년
과연 민심이 무섭긴 한 걸까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라일락의 계절 4월
연둣빛 봄날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음식의 조화
봄에 마시는 와인, 로제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개 짖는 소리에 세상을 알다
태극기 흔들며 기뻐 춤을 추다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