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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지진피해 최소화 노력 미리미리 해야 /이상원

한국도 지진 빈발, 예측은 불가능…내진설계 강화 등 차선책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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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0-02-01 21:06:16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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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과 상부맨틀 일부를 포함한 약 100km에 상당하는 두께를 가진 지판(地板)이 수평으로 이동하면서 지구에 다양한 지질현상을 일으킨다고 설명하는 이론이 판구조론(板構造論)이다. 지판은 크게 주요 대륙을 포함한 것과 대양의 해양지각으로 구성된 태평양판, 그리고 이들보다 훨씬 작은 판으로 구분되고, 이들은 서로 멀어지거나 마주보는 방향으로 운동하거나 또는 서로 비켜 지나가는 운동을 하면서 여러 지질현상을 발생시킨다. 지판의 경계는 환태평양지역 같이 태평양판이 주위 대륙지각을 주요 구성단위로 한 지판들 아래로 침강 섭입(攝入)하는 수렴경계(섭입경계)와 대서양중앙해령처럼 지판이 벌어져 나눠지는 분열경계(열개경계), 그리고 주로 해양의 중앙해령을 가로 자르는 균열대인 변환단층경계로 나뉘고, 이들 지판의 경계를 설정하는 주요 근거가 바로 지진과 화산활동이다.

지난달 12일 오후 4시53분10초(현지 시간), 포르토프랭스 서남서 25km 지점, 지하 13km 심도에서 발생한 아이티 대지진은 북미판과 카리브판 경계부의 동서 방향의 좌수향주향이동 운동을 한 활성단층 때문이다. 아이티는 보도된 바와 같이 푸에르토리코와 쿠바 사이에 있는 그레이트안틸레스 군도 중 하나인 히스파니올라 섬 서쪽에 위치하는데, 이번 대지진은 카리브판과 북미판 경계부의 두 주향이동 단층계 중 남쪽의 엔리키요 플랜틴 가든 단층계의 운동으로 발생한 것이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카리브해의 그레이트안틸레스 군도와 레서안틸레스 군도를 포함하는 카리브판은, 동쪽에서 남·북미판이 서쪽으로 향해, 서쪽에선 나즈카판과 코코스판이 동쪽으로 밀어붙이며 판 아래로 섭입하는, 어찌보면 지판들 사이에 낀 샌드위치 같은 신세이다. 한편 카리브판의 북쪽 경계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북미판과 경계를 이루면서 북미판은 서쪽으로, 카리브판은 동쪽으로 두 판이 서로 비켜가는 단층으로 구획되어 있다. 아이티 대지진은 이 경계부의 단층운동으로 일어난 것이다. 1400년~2004년 사이에 안틸레스군도와 쿠바의 동남단에 쓰나미를 동반했던 지진피해 기록이 많이 알려져 있고, 1618년, 1673년, 1684년, 1751년, 1761년, 1770년, 1860년의 대지진도 이번 아이티 지진과 같은 원인으로 발생했다.
지판의 이동은 지구 내부의 열에너지 때문인데, 이 열에너지가 역학에너지로 전환되어 거대한 지판이 움직이고 이런 과정에 섭입경계에선 역단층운동이, 변환단층경계에선 주향이동단층운동이 일어나 지진이 발생한다. 일본의 도쿄나 고베 지진이 환태평양지역의 섭입경계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미국 서부의 로스엔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은 이들 도시들이 바로 변환단층경계인 산아드레아스단층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구조론적 입장에서 보면 지진이나 화산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 가능한 지역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진 발생 예상 지역을 알고 있더라도 언제 지진이 발생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난제이다. 지진관측망이 잘 구축된 일본의 경우도 정확한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주변에도 크고 작은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는데, 중국의 당산지진(1976년, 24만 명 사망)이나 최근의 사천지진, 일본의 도쿄지진(1923년, 14만3000명 사망), 고베지진(1995)은 엄청난 재난을 안겨준 대지진이었다. 그런 점에선 우리나라도 결코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할 수 없으며, 과거의 많은 지진 발생과 피해를 역사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진예측이 불가능하다면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차선책을 강구해야 한다. 내진설계를 강화해 건물과 구조물의 붕괴를 막거나 최소화시켜야 한다. 특히 원자력발전소, 지하철, 고층건물, 대형 댐이나 다리의 붕괴는 엄청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주요 구조물이다. 우리는 이런 대비에 미흡했고 어쩌면 늦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제라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고 했던가. 자연사라고 해서 결코 다르지 않다. 부산대 과학교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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