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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허 시장의 독주와 관료주의 /변영상

부산 공직사회의 관료주의 고착화…역동성·창의성 떨어질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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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경남도지사가 3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계기로 6·2 지방선거 '무풍지대'로 인식돼온 부산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김 지사의 출마 포기로 인한 한나라당 경남도지사 후보 물갈이가 여권의 '구도' 아래 진행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으면서 부산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의 부산시장 선거구도는 한나라당 소속 허남식 시장에 대적할 만한 국회의원 등 유력 후보들이 연이어 출마를 포기, 당내경선조차 없어질 분위기여서 흥미를 잃어 왔다. 그렇다 보니 벌써 후보군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 등과 달리 부산의 안테나는 교육감이나 구청장 선거로 옮겨가는 느낌마저 든다.

흔히 자치단체장 '3선 폐해론'으로 부패의 위험성 등 여러 가지를 꼽지만 기자는 공직사회의 관료주의 고착화를 주목한다. 부산시만 하더라도 언제부턴가 관료화가 팽배해지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감지케 하고 있다. 행정 관료가 시정을 장악한 것은 오래됐다. 허 시장은 보선(2004년) 재선(2006년)으로 6년을 재임 중이고, 거슬러 안상영 시장까지 올라가면 1998년부터 지금까지 12년이 된다. 허 시장은 이번에 3선 도전으로 10년을 채우겠다는 생각이지만 사실 공직의 대부분을 부산시와 함께해 왔다. 자연 시 조직을 꿰뚫고 있고, 공무원들 또한 허 시장의 업무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이처럼 '부산의 권력'이라 할 수 있는 시정을 오랫동안 시 출신 관료가 장악, '변화'가 없다 보니 공직사회의 관료화가 갈수록 굳어져 행정의 역동성과 창의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말들이 많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고시출신들이 '자동 빵'으로 승진하고 요직을 돌아가며 차지하는 탓에 치열하게 고민하기보다는 안주하는 모습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고시출신 문제'는 오래전부터 시청 직원들 사이에 불만의 대상이다.

그렇다고 비고시 공무원들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5급 사무관만 되면 상사 눈치만 보고, 서로 끌어주고 당겨주는 온정주의가 득세하고 있다. 한마디로 '형님, 아우 풍토'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승진은 공직자의 희망이어서 욕심을 내는 데 대해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위'만 쳐다보고 인사에만 신경 쓰니 역발상적인 계획이 제대로 나올 리 만무하고 추진력 또한 무뎌질 수 밖에 없다는 게 부산시를 바라보는 여론이다.

부산시 한 퇴임 공무원은 "(공무원들이) 시민의 이익이나 가치를 추구하며 시각을 '외부'로 두기보다는 시장 눈치만 살피며 '내부'에 더 집중해 시민 피부에 와 닿는 사업이 드물다"며 시정을 꼬집었다. 이러한 양상이 조직에 젖어들어 '관료 제일주의' '관료 권력화'를 더욱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그로 인해 시정을 비판·견제하는 시민사회단체를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소극적이며 유연성이 떨어지는 '뻣뻣함'으로 나타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산의 한 중진의원은 이렇게 말한다. 일례로 정부 예산안 심의 때 인천이나 서울시 공무원은 좀 더 따내려 의원실에서 뻗치기도 많이 하는데 부산은 시늉만 내는 것 같다는 것이다. 평소에 예산 확보의 당위성 등 논리를 제시하지 않고 예산철만 되면 살려달라는 즉흥성도 관료화의 산물이라는 게 의원의 지적이다.

관료주의는 비능률, 보신·책임전가, 비밀·파벌주의를 낳는다. 기자와 친분이 있는 한 기업가는 중앙부처 인가까지 난 사업을 시-구청 간 떠넘기기 등으로 2년여 만에 승인을 받았다며 "공무원이 발전의 걸림돌"이라고 불쾌함을 털어놓은 바 있다. 툭하면 법이나 규정에 없다고 퇴짜를 놓고 껄끄럽다 싶으면 떠넘기고, 미루면서 민원인의 애를 먹인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공무원에겐 결례가 될 수 있겠으나, 걸림돌을 제거하고 해법을 찾기보다는 회피하는 관행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금처럼 허 시장의 독주가 계속되면 시 조직이 '6개월 후'만 생각해 긴장도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견제와 비판이 없으면 여론 눈치 안 보고 안주하기 쉬워서다. 그러면 지역발전 동력을 스스로 생산해 내는 기회도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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