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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화산 분출과 지구온난화 /이상원

위험하고 매혹적인 자연현상, 화산 분화

활동 빈발기와 온난화 시기 비슷해 지속적 관찰 필요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12-21 20:54:00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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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알바이주 소재 마욘 화산이 본격적인 분화 조짐을 나타내 주민들이 대피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마욘 화산은 1814년 1200여 명이 사상하는 심각한 폭발이 있었고, 2000년 이후에도 서너 차례 분화를 했다. 지난 5월엔 남태평양의 수심 1200m의 해저 화산분화 장면이 해저탐사 중이던 로봇 제이슨에 의해 생생하게 촬영되어 전문가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수중 화산 분출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닐뿐더러 그간에 알려져 왔던 동영상은 조용한 상태로 용암이 해저지각을 뚫고 나와 베개 모양의 용암을 분출시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제공한 사모아제도 남서쪽 해저의 웨스트 마타 화산 분화는 폭발적인 수중분출이었다. 뜨거운 용암이 폭발적으로 분출하면서 차가운 해수와 만나 크고 작은 유리질 파편으로 부서지는 영상은 전문가들이 봐도 놀라운 것이었다.

최근엔 백두산 인근 지역인 연변 일대에 지진이 빈발하고 있어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이 예측되기도 한다. 조선실록에도 분화 기록이 있고, 발해제국의 멸망 시기와 백두산 대분화의 시기가 거의 일치해 발해 멸망의 원인을 백두산 화산 분화와 관련짓는 전문가들도 있다. 매년 50여 개 전후의 화산들이 세계 도처에서 분화를 하고 있고, 많은 수가 환태평양 화산대에 위치하고 있어 환태평양 지역은 한마디로 불의 고리인 셈이다.

화산분출이라면 먼저 시뻘건 용암이 연상된다. 화산체 사면을 따라 아래로 흘러내리는 뜨겁고 붉은 용암에 두려움을 느끼기까지 한다. 그러나 하와이나 아이슬랜드 등지의 현무암질 용암 분출은 그리 위협적인 것이 못된다. 오히려 태평양 주위 지역의 화산들, 즉 안산암질 내지 유문암질 마그마가 폭발적으로 분출할 때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대기로 품어져 올라간 화산재들이 떨어져 초목을 덮거나 도시를 두터운 재로 덮어 잿빛으로 만들기도 한다. 더 위협적인 것은 크고 작은 암석 파편과 화산재들이 뜨거운 수증기와 함께 혼합되어 산 사면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내리는 화산쇄설류인데 이런 경우엔 미처 피할 여유도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1980년 5월 미국 태평양 쪽의 세인트 핼렌스 화산 분화 때는 화산쇄설류에 많은 화산전문가와 관측자들이 매몰되어 50명 이상 사망했다. 1902년 서인도제도의 마르티니끄 섬의 펠레 화산 분화 때도 측방으로 강한 분출이 일어나 그 방향의 사면을 초토화시켜 전 주민이 몰사했던 기록이 있다.
화산 분화 때 발생하는 뜨겁고 유독한 가스도 위협적이다. A.D. 79년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분출로 폼페이시가 매몰되고 많은 시민들이 유독 가스에 질식되어 숨졌다. 대기 중에 떠 있다가 자유낙하하여 쌓인 다량의 화산재 같은 쇄설물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이다. 1985년 남미 콜롬비아의 네바도 델 루이즈 화산 분출 때 터져 나온 쇄설물이 비, 눈과 얼음이 녹은 물 때문에 니류(泥流)로 변해 사면을 따라 빠른 속도로 흘러내려 인근의 알로메로시를 덮쳤고, 2만2000여 명의 주민이 매몰되어 사망했다. 대기 중으로 높이 뿜어져 올라간 화산재들은 오랜 시간 떠 있기 때문에 태양에너지를 차단하여 지표면의 기온을 떨어뜨린다. 저온 현상으로 농작물의 피해가 심해 몇 년간 수확량이 급감하여 기근을 초래했던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화산은 지구에 자원을 선물하기도 하고 지구 내부를 연구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또 대지를 풍요롭게 만들어주기도 해서 베수비오산 기슭에 포도농사가 잘 되도록 하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로도 지구 도처에 많은 화산 분화가 있었으며 전문가들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우리가 화산과 무관한 것 같아도 남의 집 불보듯 하기엔 지구가 너무 좁아졌다. 약 65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과 같이 언제 전 세계적으로 화산활동이 빈발해질는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기후가 온난화되면서 지구 표면이 날로 뜨거워지는 조짐이 혹 지구 내부의 에너지 방출과 관련이 없는지 조심스럽게 탐지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지질시대를 거슬러 가보면 화산이 빈발했던 시기에 해수의 수온도 상승했고 기후 역시 아주 온난했던 시기와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래의 지구를 위해 해저와 지표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화산들을 계속 탐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부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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