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이 됐다", "MB정부에서는 원안대로 추진되는 것이 없다."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도시로 이전할 예정이던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이 농림수산식품부 소속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국립식물검역원과 통합 후 경북 김천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본지의 보도 이후 부산 민심이 들끓고 있다. 우려했던 것처럼 혁신도시도 세종시처럼 '원안 수정'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연초부터 3개 기관 통합을 추진해온 것으로 드러나 대통령의 발언에 얼마나 진정성이 담겼는지 의문만 더한다.

부산의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의 김천 이전설 이전에도 '수상한' 낌새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동삼혁신도시 이전대상 공공기관 중 하나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수산 분야를 전남 나주시에 있는 한국농촌경제원에다 통합해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적이 있다. 만일 정부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수산 분야를 분리하고,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까지 김천으로 이전한다면 부산의 동삼혁신도시는 절름발이 신세가 된다. 해양수산 분야 4개 기관 중 2곳의 이전이 물 건너가는 것이다.

이런 민감한 일을 처리하는 농수산식품부의 이중적인 태도와 일처리 방식도 도마에 오른다. 농림부는 검역·검사 기관 통합을 추진하면서도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의 동삼혁신도시 이전에 필요한 기초공사 사업비 22억 원을 내년 예산에 편성하는 어정쩡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농수산식품검역검사청을 신설하는 정부 직제 개편안이 국토해양부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단과 협의도 거치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부처 간 갈등도 예견된다.

정부는 부산의 정당한 반발을 지역 이기주의로 치부하면 안 된다. 오히려 이미 세종시 원안 수정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있다는 점을 바로 봐야 한다. 동삼혁신도시는 원안대로 건설돼야 한다.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의 부산 이전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검역·검사 기관 통합 작업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