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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원조공여국' 한국과 北의 빈곤 /임을출

원조국 중 최초로 OECD 공여국 가입

北개발시대 대비한 토대로 삼아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11-29 20:19:0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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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일 한국은 선진국 공여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24번째 회원국으로 정식 활동을 시작한다. 며칠 전인 지난 26일 우리나라의 DAC 가입이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개발원조위원회 가입은 해외 원조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불릴 만하다. 세계 역사상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사례는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서울개최를 앞두고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으로 가입함에 따라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을 한껏 뽐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는 듯하다. 정부 관계자들도 이제 "우리나라의 국격(國格)이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원조 선진국이 됐다고 자평하기에는 일러 보인다. 우리의 의식적인 면은 차치하고라도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는 인적, 제도적 미비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 내 대외원조 추진체계나 법제도적 지원체계도 아직 효율적으로 정비되어 있지 못하다.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하는 NGO 단체 수나 활동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법제도가 없다. 개발원조의 목적도 빈곤퇴치, 경제개발뿐만 아니라 인권, 평화, 개발, 환경, 보건, 교육 등 다양화되고 있으나 분야별 전문가도 턱없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우리나라는 '개도국의 경험'이 있는 유일한 공여국이라는 차별성을 살려 '한국형 대외원조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운찬 국무총리도 지난 27일 "개발도상국 경험이 있는 나라로 원조수혜국과 윈윈하는 한국형 공적개발원조(ODA) 모델'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경험을 개발도상국의 현장에 전달할 개발컨설턴트는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가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했다고는 하나 원조 공여국으로서는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더구나 어느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다시 국제사회에 원조를 요청해야 하는 처지로 돌아갈 수가 있다. 바로 한반도 북쪽을 차지하고 있는 북한 문제 때문이다. 지금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은 배급과 사회보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빈곤과 항시적인 기아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평균수명, 영유아사망률, 모성사망률, 교육, 의료, 수돗물공급, 환경 등 모든 인간개발지수들이 최빈국 수준으로 추락해 있다. 핵 문제 해결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국제사회의 대북개발지원도 거의 중단 상태에 있다.

오늘날 북한의 위기는 만성적인 빈곤의 악순환, 공공 및 사회적 서비스의 붕괴와 최소한의 식량확보권도 붕괴된 전형적인 최빈국 문제로 전락되어 있다. 우리나라가 OECD 개발원조위원회 가입으로 국제사회의 빈곤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우리와 한 핏줄을 나누고 있는 북한 주민의 빈곤 퇴치문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절실한 과제인 셈이다.

북한의 빈곤문제의 악순환은 집권층의 핵무기에 대한 집착과 개혁개방에 대한 두려움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체제유지를 위한 내부통제와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개혁개방은 동전의 양면처럼 맞붙어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개발지원 정책은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의 두려움을 해소시켜주는 국제사회의 안전보장과 아울러 국제경제질서 편입 지원정책이 결합되어 추진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의 선진국 공여국 클럽 가입은 언젠가는 다가올 본격적인 북한개발시대를 대비해 북한의 우려사항을 해소하고, 다른 선진공여국과의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데 주요한 토대가 될 수가 있다. 물론 그 이전에 우리나라는 다른 최빈국 국가들에 대한 꾸준한 원조 제공과 더불어 분쟁지역에 대한 평화유지에 보다 헌신적으로 기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훗날 북한 내부에서 인도적 위기, 분쟁 또는 평화적 체제전환에 따른 대규모 개발원조 수요가 발생할 경우 우리는 국제사회에 보다 떳떳하게 지원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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