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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민주당 앞에 켜진 적신호 /유창선

전직 대통령 서거 후 반사이익 의존 일관…기득권 포기하고 콘텐츠 키워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9-22 20:01:17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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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민주당의 고민이 많아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한때 한나라당을 추월했던 당 지지율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중도실용 기조에 힘입어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중도실용, 친서민 정책, 개헌, 선거구제 개편 같은 의제를 선점하며 중도층의 지지를 다시 회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전통적 지지층의 재결집을 노렸던 민주당으로서는 기대와는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의 앞길에는 다시 적신호가 켜진 모습이다. 당장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치러야 할 민주당이다. 이 중요한 정치일정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비판해왔던 야당의 입장이 무색해질 형편이다.

그런데 돌아보면 민주당의 이 같은 부진은 이명박 정부가 특별히 잘한 데 따른 대비의 결과라기보다는 민주당 자체의 문제에 기인한 바가 큰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적해야 할 것은 지난 몇 달 동안 민주당이 보여준 과거회귀적 모습이다. 민주당은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고인들의 정치적 유산을 상속하는 데만 관심을 기울였다. 포스트 노무현, 포스트 김대중 시대에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려는 모습보다는, 추모 열기에 따른 반사이익에 의존하여 정치적 열매를 따려는 태도로 일관했다. 민주당의 살 길이 두 전직 대통령을 단순히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대를 넘어서는 대안적 리더십을 만들어내는 데서 찾을 수 있는 것임에도, 민주당은 그 사실을 지난 몇 달 동안 망각하고 있었다. 민주당은 지난 10년 민주정부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대한 민주당의 대안이 무엇인가를 국민 앞에 보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국민은 과거를 먹고살려는 민주당에게 새로운 기대를 걸지 않았다.

민주당은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이후 야권대통합을 통해 전열을 정비하려 했다. 그러나 야권통합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여기에는 민주당이 과감한 기득권 포기를 통해 야권통합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 이외의 야권 정치세력들은 민주당이 다시 지역주의에 의존하며 기득권에 집착하고 있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야권의 대통합을 위해서는 민주당이 자신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는 결단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특정 지역에 의존하려는 기류가 강화되고 있다. 당의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 모두 같은 지역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고, '정세균- 정동영' 갈등도 결국 '지역맹주' 자리를 다투는 게임으로 비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이 지역색을 스스로 걷어내지 못한다면 전국정당으로 지지 기반을 넓히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민주당이 드러내고 있는 자기변화의 결여는 정국대응과 관련된 콘텐츠에서도 엿보인다.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과 친서민 기치,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지명 등에 관한 민주당의 대응을 보면 큰 야당의 모습보다는 정략의 굴레에 갇힌 야당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민주당이 큰 길을 걷는 야당이라면 그러한 카드들을 무조건 '쇼'라고 폄하하기 보다는 일단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되, 중도실용의 약속에 어긋나는 행태에 대해서는 단호히 비판하는 합리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옳았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논의에 대한 유보적 태도도 그렇다. 개헌의 필요성은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먼저 제기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개헌 논의를 통해 여권이 정국주도권을 장악할 것을 우려하여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가적 의제를 너무 정치적 고려에 따라 판단한다는 의구심이 들 수 있는 장면이다.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다고는 하지만, 그럴수록 정권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민주당으로는 견제세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도, 야권통합의 견인차가 되기도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변화된 모습과 함께 대안세력으로서의 능력을 보이는 것만이 민주당의 살 길이다.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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