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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입학사정관 제도의 성공은 /조경근

제도의 성공 요건은 사정관의 능력·자질, 학교간 유기적 연계, 세밀한 데이터 축적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7-26 20:22:21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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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올해 입학사정관 지원사업의 대상대학으로 작년 이후 계속 지원 23개교와 신규 지원 9개교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입학사정관의 수는 작년 40개 대학 203명에서 올해 47개 대학 360명으로 늘어나고, 오는 2010학년도에 입학사정관 제도로 선발할 신입생 수는 작년의 4555명보다 4.5배가 늘어난 2만695명이라고 밝혔다.

교과부가 입학사정관 제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입학사정관제 선도대학 지원 예산을 지난 2007년 20억 원에서 작년 157억 원, 올해 236억 원으로 크게 증액시킨 점과, 안병만 장관이 지난 7월 2일 개최된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에서 "2011년까지 입학사정관제가 주요 대입제도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발언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는 매우 훌륭한 학생 선발 방식이다. 미국의 명문대학들은 모두 이 제도를 통해 원하는 인재를 선발한다. 미국 대학에서 입학사정관들이 수행하는 중요 업무는 학생들이 제출한 에세이와 추천서 평가, 교내외에서 거둔 학업과 학업 외의 각종 성취 결과에 대한 평가, 9학년(우리의 중3)이후 고등학교까지 보여준 발전, 그리고 잠재력에 대한 검토 등이다.

한국의 입학사정관제가 성공하려면 적어도 두 가지 요건이 성숙되어야 한다. 첫째, 사정관의 능력과 자질이다. 능력이란, 예컨대 제출된 에세이를 읽고 학생의 생각과 계획, 능력과 잠재력의 종류 및 정도를 집어내는 것을 말한다. 미국 시카고대학교의 에세이 제목 중 하나를 보자. "수잔 손탁은 '유일하게 흥미 있는 대답은 질문을 무너뜨리는 대답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진지한 질문, 불합리한 질문, 심각하게 어리석은 질문들을 받는데, 그중 어떤 것들은 바로 그 질문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대답할 수 없다. 너의 대답으로 질문 하나를 파괴해보라." 사정관은 이 어려운 주제 자체에 대한 이해는 물론 그것을 넘어서서 에세이로 된 학생 대답을 제대로 평가할 충분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하버드의 '너에게 가장 큰 의미가 된 공부 관련의 경험' '너의 삶에서 특이했던 상황'이란 주제, 유펜의 '너의 300쪽 자서전 중 217쪽을 제출하라'도 결코 평가가 쉽지 않다. 에세이 주제가 일반적일수록 평가하기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자질은 업무의 개인적 적합성과 도덕성을 뜻한다. 사정관은 자신의 업무를 즐길 수 있어야 때로 1000장에 달하는 에세이를 심리적으로 동일한 기준을 유지하며 읽을 수 있다. 높은 도덕성은 필수 덕목이다. 미국의 입학사정관들은 오랜 경험,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연수를 통해 능력과 자질 향상에 최선을 다한다. 좋은 학생의 선발이 대학의 존망과 직결되므로, 대학들의 관심과 투자도 대단하다. 이 또한 미국의 입학사정관 제도가 성공한 이유다.

둘째, 고교와 대학 간의 유기적 연계와 데이터의 축적이다. 미국의 대학 진학에서 카운슬러의 추천서는 매우 중요하다. 미국 고등학교의 카운슬러는 입학생 몇 백 명을 맡아 졸업 때까지 담당한다. 카운슬러는 자신의 컴퓨터에 담당 학생을 지도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아 관리하고, 수시로 학생을 만나 성취, 발전, 문제점 등을 점검하며, 필요한 조언과 자문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카운슬러보다 해당 학생의 교내외 생활을 잘 아는 사람이 없고, 카운슬러의 추천서는 대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 대학은 특정 고교 출신 학생이 자기 대학에서 그리고 졸업 이후에 어떤 성취를 이루는지 자료화한다. 어떤 고교의 카운슬러가 추천해서 명문대에 다닌 학생이 그 대학에서 매우 높은 성취도를 보였다고 하자. 그러면, 그 카운슬러는 다음번에 좋은 학생을 추천할 때, 앞선 그 학생을 인용한다. 즉 지금 추천하는 학생은 지난번 보낸 학생과 동일한 자질을 가져서 귀 대학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적는다. 그러면 합격이다. 이처럼 유기성과 데이터 축적이 충분할 때, 입학사정관제는 성공할 수 있다.

대학이 특성화되어 있지 못하고, 학생 수를 채우는 데 급급한 대학 수가 점점 많아지는 우리 현실에서 볼 때, 우수 학생 혹은 대학이 필요로 하는 학생을 선발하는 데 장점을 가진 입학사정관제가 어떤 성공을 거둘지 미지수다. 제도 확대를 서두르는 교과부는 성공에 필요한 요건 구비가 무엇인지 먼저 찾고, 대학은 제도 채택의 목적을 스스로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성대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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