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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글로벌 빌리지의 진정한 의미 /박성조

단순한 영어습득 도구로 그쳐선 안돼

전세계 네트워크와 연결 소통하는 것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7-08 20:48:51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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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도 이제 '글로벌 빌리지'(Global Village)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영어(영어라고는 하나 실제는 미국어를 배우는 곳)를 습득할 수 있게 된 것을 축하한다.

한국에서는 경기도를 위시하여 몇 곳은 영어 습득에만 국한시키는 '영어마을'(English Village)이 있다. 그러나 부산은 이와는 달리 글로벌 빌리지라고 이름을 붙였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영어 배우기를 최우선으로 하되, 이를 통하여 '조직능력'과 '실용능력'을 통해 세계인의 진면목을 전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이 목적들은 추상적인 수사어처럼 들린다. 그러나 우리는 영어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영어마을과 글로벌 빌리지는 다르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용어를 처음 도입한 학자는 매스컴 이론가인 마셜 맥루한이다. 그는 저서 '구텐베르크 은하계'(1962)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빌리지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는 세상은 정보통신기술(인터넷 등)에 의해 전 세계가 하나의 마을처럼 된다고 말했다. 이는 구텐베르크의 인쇄기술 덕택으로 인한 문헌과 책의 파급을 뛰어넘는다고 하면서 저자는 이를 '구텐베르크 갤럭시'(Gutenberg Galaxy)라고 불렀다.

맥루한은 글로벌 빌리지는 미래의 세계가 정보통신기술의 혜택으로 하나의 지구촌으로 간다고 좋게만 볼것이 아니라 정보에 의해 모든 인류를 통제할수 있게 되어 '정보독재' 현상이나 또는 국제테러에 의하여 악용될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 경고는 한국을 마음에 둔 것 같다. 한국의 경우 무수한 댓글에 의한 '정보테러'는 맥루한의 경고를 다시금 상기 시켜준다.

이러한 사실들을 고려하면 앞으로 부산의 글로벌 빌리지의 진정한 함의를 도외시하고 단순히 영어를 전수하고 습득하는 마을로 생각하면 시대착오이다. 글로벌 빌리지의 개회식에 참석한 정치인들은 "부산의 특징은 글로벌 빌리지가 시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고 자랑했다. 그리고 영어만 할수 있으면 자동적으로 '세계인'이 되는 것 같은 인상을 남겼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글로벌 빌리지 성공의 전제조건은 자생적이어야 한다. 이는 주민들의 한가운데서 생기는 것이며, 정부중심이 아니다. 정부중심이면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추세는 글로벌 빌리지가 영어차원을 넘어 다른, 더욱 주요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것은 한 지역의 세계화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정부와 단체, 시민들의 협치(거버넌스)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글로벌 빌리지는 당해 지역과 그 지역의 주민과 소통, 나아가서 명실공히 전 세계의 유사한 조직과 네트워크를 면밀히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당해 지역 주민의 자치능력과 생활의 질을 향상(지속성장)하고, 결국 전세계의 인류공동 관심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금 전 세계에는 얼마나 많은 글로벌 빌리지가 존재하는가. 한때 전문가들은 세계화 경쟁을 위하여 글로벌 시티가 필요하다 하여 거대한 도시를 만들어야 하고, 글로벌 플레이어가 필요하다하여 거대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도시나 거대기업 보다 더욱 절실한 것이 있다는 것에 의견을 모은다. 그것은 글로벌 빌리지들의 연대조직이다. 이러한 연대조직은 세계인류의 삶의 현장과 바로 관계하고 있다. 그것은 적은 규모의 지역에서 에너지와 자원의 자급자족이 가능하고, 고유한 문화전통을 유지하면서 주민참가를 통한 세계적인 인간상을 시골에서 만들자는 것이 전 지구적 흐름이다.

이것은 결국 인간이 중심이 되는 지속적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네덜란드 로테르담 대학 학생들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빌리지'는 매년 세계 젊은이들간의 상호이해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알려진 에너지절약과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글로벌 빌리지 에너지 파트너십'은 너무나 유명하다.
부산의 글로벌 빌리지는 영어마을인지 또는 정말 글로벌 빌리지를 지향하는지 불명확하다. 부산시민들이 세계인의 의식을 갖는데 영어마을은 도구는 될수 있으나 목적은 아니다.

베를린자유대 종신 정교수·동아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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