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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노 대통령 서거와 北의 복합 도발 /서주석

이해하기 힘든 조전 직후 핵실험

어떠한 경우에도 협상책 함께해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6-07 20:27:41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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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전국이 비탄에 빠진 지난달 25일,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애도 전문을 보내고 몇 시간 뒤 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노 대통령 생전이던 2006년 10월에 1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 31개월 만에 이루어진 이번 실험으로 북한은 일정한 핵무기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조전과 핵실험을 동시에 감행한 북한의 이율배반적 행동에 의아해 한다. 이에 대해 북한의 한 웹사이트에서는 지난 30일 심심한 애도를 표하고 있다면서도 핵실험은 미국의 '반공화국 책동'에 대처하여 핵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논평했다. 핵기술자들은 지하 실험장에 매설해 놓은 각종 장비가 신뢰성있게 작동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당초 예정한 날짜에 터뜨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한의 태도는 이해할 수가 없다.

기술적 판단이 어찌 됐든 요 몇 달 북한이 취한 일련의 행동으로 현재 한반도는 초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4월 5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이 발표된 뒤 그 달 29일 북한 외무성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할 때만 해도 이렇게 일찍 위기가 비화되리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은 2차 핵실험 이후 수차례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서쪽 동창리 발사시설과 동쪽 깃대령 지역에서 각각 장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까지 보도되고 있다.

이번의 위기는 핵과 미사일뿐 아니라 남북한간의 군사적 긴장까지 극도로 고조시키면서 진행되는 까닭에 더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핵실험 다음 날 우리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가입한 데 대해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27일자 성명을 통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한다면서 선박 검색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며, 정전협정에 구속받지 않고 서해 5도의 법적 지위와 주변 선박의 안전항해를 담보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그 뒤 북한군이 전비태세를 강화했고 그 수역에서 불법 조업중이던 중국 어선들이 철수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등 서해 NLL 해상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뇌관만 건드리면 곧바로 폭발할 것 같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처럼 초긴장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북한의 예측 불가능한 군사적 동태에다 한국과 미국의 대응은 팽팽한 시위줄마냥 위태롭다.

최근 북한의 행동은 지나치게 다급하며 그만큼 위험하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실제 발사될 경우 미사일방어(MD) 계획에 따른 미국의 요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서해상이나 남북 대치지역에서 군사충돌이 벌어질 경우 심각한 피해 발생은 물론 자칫 교전이 확대될 위험이 있어 크게 걱정된다. 남북 모두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가 있다. 아직까지 위기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 및 후계구도, 그리고 2012년 '강성대국 건설' 구호와 맞물려 북한이 당분간 대결정책을 계속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북한이 보인 '치고 빠지기' 식의 행태를 고려하면 북한이 미사일을 추가 발사한 뒤 다음 행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협상 국면에 재진입할 것이라는 다소 희망섞인 판단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 스스로 미국을 겨냥했다고 밝힌 이번 도발에도 불구하고 정작 미국은 냉정하고 단호한 대응을 보이고 있고, 그 연장선상에서 유엔 안보리에서는 대북 선박 검색과 무기 금수, 금융제재까지 포함한 강력한 결의안이 준비되고 있다. 중국까지 참여한 대북 경제제재 결의안이 통과·시행될 경우 북한이 느낄 압박감은 작지 않을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대북 강압 조치에는 협상 유인책이 함께 마련되어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
노 대통령이 남긴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가 아직도 귓전에 선한데 안보 문제든 비안보 문제든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진실로 '사람사는 세상'이 될 수 있다. 마침 미국 여기자의 재판과 관련하여 미국 특사 파견의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데, 남북간에도 대화 채널 복원이 절실하다. 험구(險口) 대신 평화의 복음 또한 절실하다.

한국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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