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좋은 병원 용한 의사 /변영상

환자에 맞는 진료 더불어 연구·교육도 병행해야

  • 생활과학부장
  •  |   입력 : 2009-02-11 21:09:49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의료 기사를 쓰려고 최근 한 의사를 만났는데 대뜸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라고 생각하느냐"고 기자에게 물었다. 의료 분야를 취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병원이라고는 거의 가본 적이 없는 터여서 머뭇거리다 "병 잘 고치는 의사 아닌가요"라고 답했다. 가타부타 말도 없이 또 질문을 던졌다. "의사치고 병 못 고친다는 사람이 없는데 좋은 의사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뾰족하게 떠오르는 생각이 없어 대충 얼버무리고 "기자가 해야 할 질문인데, 왜 그러냐"고 이유를 물으니 의사로서 늘 그 부분이 고민스러워서라고 했다. 살면서 자신을 점검하고 돌아보는 자체가 어려운데, 그것도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 하니 참 보기 좋았다.

가볍게 주고받은 대화였지만 좀처럼 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명의 혹은 용한 의사는 어떤 의사인가? 다른 병원에서 낫지 못한 환자를 낫게 하는 의사인가? 소문이 나 외래 환자가 북적거리는 의사인가? 이런 고민의 해답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 차제에 환자들에게 도움도 줄 겸 해서 '용한 의사와 좋은 병원'을 알아보기로 했다. 환자 유치를 위한 병원간 경쟁이 치열한 데다 '우리가 최고'라는 일방적 홍보 탓에 의료소비자의 선택을 헷갈리게 하는 게 현실이기도 해서다.

실제 최근 변화하는 의료 환경을 보면 좋은 병원, 좋은 의사와 인연이 되는 게 쉽지만은 않다. 특정 지역 공략을 노린 중·대형 병원들의 문어발식 확장과 환자를 늘리기 위한 병원 증·개축, 유사한 시설·서비스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하나같이 의료기술 특화를 강조, 순발력 있게 환자를 치료한다며 각종 전문센터를 앞다퉈 운영 중이다. 고령화 시대 늘어나는 척추, 관절 등 질환의 수술 환자를 확보하려는 물밑 경쟁도 심하다. 병원의 대형화와 함께 개인의원의 순발력과 대학병원급 진료 수준을 갖췄다며 특정 질환만 다루는 전문병원들끼리의 견제도 뜨겁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전적 문제와 보직, 진료·연구 환경 등을 좇아 병원을 옮겨다니는 의사의 이직률이 20%를 웃돈다는 게 의료계의 전언이다. 일부이긴 하나 한 병원서 2년 있으면 오래 있는 케이스라는 것이다. 한 해 새내기 의사가 3000명 이상 배출되는데, 학맥·인맥 등으로 울타리를 치고 상대를 인정하기 꺼리는 배타성이 폭넓게 존재하는 곳이 의사 세계이다. 이런저런 점을 감안할 때 환자와 인연이 닿는 용한 의사를 찾는 게 막막하기 그지없다. 아픈 몸을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으니 이 의사, 저 의사를 찾아다니는 환자들의 '의사 쇼핑'이 늘어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만나는 의사마다 인맥·학맥·소속을 떠나 '용한 의사'의 답을 요구하자 다양하게 나왔다. 판단력과 정확성이 있는 의사, 환자와 소통·교감을 잘하는 의사, 질병에 대한 근거를 잘 설명하고 신뢰를 주는 의사,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의사 등등. 모두 맞는 말로 의사로서 당연히 갖춰야 할 덕목이다. 그런 교과서적인 답 속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다. 즉 수요자인 환자가 요구하는 덕목을 갖추려 진료와 더불어 부단히 연구하는 의사, 진료에만 치중하지 않고 연구와 교육을 병행하는 병원이 나름대로 '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진료·연구·교육'의 세 바퀴가 함께 돌아야 한다는 말이다. 연구와 임상적 성과물인 논문 발표는 뒷전이고 진료에만 매달리거나 혹은 그 반대 사례는 일단 경계의 대상이 아닐까 싶다. 환자와 의료소비자를 무서워하는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산에 이런 병원이 있다. 취재차 우연히 방문한 중형급 병원인데 병원 내에 의사 연구실과 도서실, 콘퍼런스실 등 연구 풍토가 훌륭하게 조성돼 있었다. 의학 발전은 진료뿐만 아니라 학술 연구와 같이 가야 한다는 신념으로 지원 중이라고 했다. 의사들이 팀을 이뤄 환자에게 필요한 최상의 진료 방식을 토의하고 결정한 후 환자를 동시에 책임지는 시스템도 눈길을 끌었다. 요즘 부산의 먹고살길 중 하나가 의료 관광이다 의료 허브다 하면서 붕 떠 있다. 그게 그냥 이뤄지나. 의료의 질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 그러려면 용한 병원과 용한 의사가 많아야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4. 4전재수 부산시장 “목숨 걸고 북항 돔구장 공모 준비”
  5. 5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6. 6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7. 7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8. 8“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9. 9경남도,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 산청군만 추천
  10. 10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1. 1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2. 2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3. 31호기 명단 유출 파일 'MOFA(외교부) 형식, 유출 경위 파악에 주력
  4. 4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5. 5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6. 6[속보]李대통령, 사랑제일교회 향해 “버티면 된다는 건 세상에 없어”
  7. 7친청 “공개사과하라”·김 “자정 노력”…민주 신천지 수습 난항
  8. 8국회의원 치적 ‘또’ 홍보한 김형찬 전 강서구청장 기소
  9. 9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10. 10美 중간선거 시작, 우주서도 투표는 계속된다
  1. 1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2. 2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3. 3"가덕도신공항 올해 예산집행률 고작 0.03%…정상화 시급"
  4. 4“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5. 5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6. 6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김장재료 공급 차질 없도록 할 터”
  7. 7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8. 8[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9. 9‘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10. 10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1. 1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2. 2전재수 부산시장 “목숨 걸고 북항 돔구장 공모 준비”
  3. 3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4. 4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5. 5경남도,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 산청군만 추천
  6. 6“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7. 7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8. 8부산 양정동 한 대학 창고서 불…인명피해 없어
  9. 9수백 개 대포통장으로 2700억 원대 불법자금 세탁 일당 무더기 검거
  10. 10수능 ‘AI 안경 커닝’ 막는다지만…전문 탐지기 없어 실효성 의문(종합)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4. 4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5. 5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6. 6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7. 7[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8. 8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선출 권력 통제
등골 프로텍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건강 불평등 해소한다더니…취약지역 외면한 의료버스
AI 악용 부정행위, 수능 공정성 지킬 대책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