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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부산사람들과 르노삼성차 /강병중

지역경제 큰 축으로 내달 출범 10주년

100만 서명 때처럼 관심·애정 가져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8-24 20:13:31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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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르노삼성차의 전신인 삼성자동차를 부산에 유치할 때에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부산시민 전체가 들고 일어나서 한목소리를 냈다. 부산이 생기고 나서 처음으로 유치에 서명한 사람이 100만 명을 넘었으니, 당시로서는 대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삼성차 유치에서부터 르노삼성차로 재탄생될 때까지 지역의 경제계, 관계, 정계, 학계 등 각 분야의 인사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힘을 합쳤다. 시민단체들은 각종 집회 등을 통해 시민여론을 뜨겁게 분출시켰다. 지역 언론은 그 열기를 확대 재생산했다.

그런 르노삼성차가 다음 달 1일로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부산지역 매출액 1위의 대표기업으로 자리를 잡았고, 자동차는 선박을 제치고 부산 수출품목 1위로 도약했다.

돌이켜보면 부산에 승용차 공장이 들어서기로 결정된 것이 1994년이었으니 벌써 15년이 지났다. 세월이 흘렀지만 부산사람들은 르노삼성차 10주년 소식을 들으면서 당시의 그 치열하고 긴박했던 순간들을 떠올릴 것이다. 그때 시민들의 열정과 집념은 지금 생각해 보아도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는가 할 정도로 가히 폭발적이었다.

거리에 오가는 SM 차량들을 새삼스레 쳐다보며 그 때 자신이 했던 일을, 또 자기가 속해 있던 조직에서 맡았던 역할을 회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상공계 인사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부산경제 살리기에 앞장선 것도 그때가 처음이지 않나 싶다.

제15대 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삼성승용차 유치를 공약 1호로 내걸고 불을 붙였을 당시에는 부산 제조업은 이미 합판 섬유 의복 신발 등 주종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로 도산하거나 해외이전을 해 공동화 위기를 맞고 있었다. 회장이 되고 나니 상공계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첫 번째 요구가 부산경제를 살려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상의회장단을 비롯한 상의 회원들, 상의 직원들이 함께 삼성자동차 유치에 적극 나서게 됐다. 사람들은 100년 만에 한 번 오는 기회라고 했다.

고비도 여러 번 있었으나, 부산사람들은 그것을 다 이겨냈다. 1994년 4월 말 삼성중공업 이경우 전무가 찾아와 상공부장관과 경제수석이 삼성차 공장은 불가하다는 쪽으로 대통령 결재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야간에 부산상의 간부회의가 긴급 소집됐고, 그 다음 날 임시 의원총회를 연 뒤 상의회장단이 상경해 청와대 정부 정당 등을 찾아다니며 삼성차 부산 유치를 호소했다.

청와대 비서진들과는 점심을 함께하게 됐는데 홍인길 총무수석이 "삼성승용차도 이미 물 건너갔는데 부산경제계 대표들께서 이렇게 느긋해도 되는 겁니까? 내일모레면 상공부장관이 허가 불가 발표를 합니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그 말을 듣고 급히 반박 기자회견을 하는 한편 대통령과 상공부장관에게 보내는 탄원서와 건의서를 만들었다. 또 상공부장관과 경제수석을 만나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싸움을 하다시피 한 뒤 부산에 내려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다행히 허가를 하지 않겠다는 공식 발표는 없었다.

그러다가 그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직후에 한이헌 경제수석을 대동하고 호주를 방문한 대통령이 '세계화'를 강조한 뒤 얼마 후에 삼성차 인가가 났고, 정권이 바뀐 뒤 1999년 10월 16일에는 대통령이 부산상의를 방문해 자동차 생산기지 계속 활용을 약속한 뒤 이틀 후에 삼성차가 재가동됐다. 그 밖에도 많은 위기가 있었으나 서의택 부산외대 총장과 박인호 교수 등이 시민단체를 이끌며 큰 역할을 했고, 가동이 중단될 위기 때는 개인택시 기사들이 판매와 시민 홍보에 맹활약을 했다. 또 부산지방법원 김종대 수석부장판사(현재 헌법재판관)는 법정관리에 있던 회사의 파산을 막았다.

오늘의 르노삼성차를 있게 한 부산사람들은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다. 그 뜨거운 열정과 결집된 힘으로 만들어진 르노삼성차는 제2공장 증설 등 지역경제계에 더 많은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고, 부산사람들은 변함없는 애정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넥센타이어㈜·KNN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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