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다소 낯선 아랍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영화제가 부산에서 열린다.

오는 18일 영화의전당에서 개막하는 ‘제14회 아랍영화제’ 개막작 ‘아르제’의 한 장면.

오는 18일부터 23일까지 영화의전당(해운대구 우동)에서 ‘제14회 아랍영화제’가 열린다. 2011년 처음 시작된 이 행사는 국내 유일 아랍 중심 영화제이다. 비영리 공익 재단법인 ‘한국-아랍소사이어티’가 주최하고 영화의전당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공동 주관한다.

올해는 “아랍의 삶 속으로 한 걸음 더”를 주제로, 아랍 12개국에서 제작된 영화 12편(장편 9편, 단편 3편)을 선보인다. 오는 18일 오후 6시 30분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영화 ‘아르제’(레바논·이집트)가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이 작품은 언니의 팔찌를 훔쳐 스쿠터를 산 싱글맘 아르제가 그 스쿠터를 도난당한 뒤, 아들과 함께 이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그린다. 개막식에 이어 다음날인 19일 오후 2시 30분에도 상영되며, 부산외국어대학교 김수정 아랍학과 교수의 특별강연도 진행된다.

‘제14회 아랍영화제’의 상영작 ‘폐허에서 파쿠르’의 한 장면.

20일에는 다큐멘터리 ‘폐허에서 파쿠르’(팔레스타인·카타르)를 상영한 뒤, 부산외대 윤용수 아랍학과 교수가 특별강연을 진행한다. 폐허가 된 가자에서 파쿠르를 하며 살아가는 청년 아흐마드의 삶을 통해 팔레스타인 청년 세대가 겪는 현실을 조명한 작품으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관객상 다큐멘터리 부문 2등 수상작이다.

오만과 바레인의 단편 3편을 묶은 ‘아랍 단편선’도 상영된다. ‘바다에 빠지다’, ‘아름답게 태어나 추하게 쓰이다’, ‘알만유르: 노래하는 바퀴’ 등 세 작품이 20일과 23일 두 차례 관객과 만난다.

이 밖에도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내가 속한 곳은 어디인가’(튀니지·프랑스·캐나다)와 제75회 칸영화제 감독 주간 선정작 ‘무화과나무 아래’(튀니지·카타르) 등 아랍 사회의 현실과 삶을 다룬 다채로운 작품들이 상영된다.

‘제14회 아랍영화제’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