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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부산오페라하우스-시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건축물 <5> 상징성 강한 시설 안팎의 콘텐츠와 인프라 중요

국립오페라단, 부산서 연습하고 공연… 중앙·지방 문화경계 허문다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13-04-17 19:20:31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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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부산항 북항재개발단지의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후보지. 맞은편 북항대교 건설 현장에서도 막바지 상판 연결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 세계 주요도시 오페라하우스 중심
- 공항 등 다양한 기반시설 확충
- 市 9월 아카데미 개설 인력 양성
- 성악 콩쿠르·축제 개최 검토
- 음악대학·한류음악관 의견도

올해는 이탈리아와 독일이 낳은 음악가 베르디와 바그너 탄생 200주년. 이들 두 작곡가는 스토리와 음악이 어우러져 감동을 전달하는 오페라를 통해 영원불멸의 문화유산을 남겼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주요 도시마다 들어선 오페라 극장은 오페라를 매개로 문화적 수준을 과시하고 도시 이미지를 재창출하는 핵심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검증된 레퍼토리가 풍부하고 음악은 시대 흐름을 바탕으로 변주해 새롭게 작품화할 수 있기 때문일 터.

현대에는 전 세계 각 도시가 오페라 극장을 주변의 역사·문화적인 자원 등과 연계, 문화관광산업으로 연결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오페라 극장과 예술단체의 운영비와 유지비는 정부 차원에서 지원된다. 이는 인류 문화사의 보편타당한 문화예술을 담아내는 '그릇'도 해당 도시의 이미지와 발전에 이바지하는 보편타당성을 확보한 상징적인 이야기다. 수많은 도시에서 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공항과 도로 등 다양한 기반시설이 확충되고, 대중적인 문화공간은 물론 최고급 문화시설에 이르기까지 문화콘텐츠산업의 스펙트럼도 아주 넓게 발전하고 있다. 당연히 부산에도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부산시민도 국립오페라단 주인"

   
노르웨이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해변 식당가에서 관광객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오랜 세월 고착화한 중앙과 지방의 문화적인 경계를 허무는 단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지방에는 국립오페라단의 작품을 담아내는 '그릇'이 없어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만 무대화하고 사장되는 수준 높은 오페라를 부산에서도 관람하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국립오페라단 김의준 단장은 "부산시민은 물론 전 국민이 주인인 국립오페라단은 공연장 문제로 서울시민만을 위한 공연단체라는 인식이 굳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많은 돈과 300명 안팎의 인력이 투입되는 국립오페라단 작품을 누구나 감상하는 시대를 여는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단장은 "서울 예술의전당에 상주할 수밖에 없었던 국립오페라단은 앞으로 부산에서도 언제든지 연습하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 같아 반갑다"고 말했다.

현재 세종시에서도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립오페라단의 공연 무대는 갈수록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립교향악단 리신차오 수석지휘자는 오페라하우스 개관 뒤 5년간은 국내외 전문 오페라단과 협력해 매년 2~5편의 작품을 제작해 올리면 15편가량의 오페라가 프로그램으로 정착한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그리고 6년째부터는 각각의 오페라 작품을 시즌으로 운영하고, 동시에 새로운 프로덕션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부산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연계한 전문 오페라단을 두면 연습량과 공연 횟수에 따라 클래식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마루국제음악제 이승호(부산예술고 교감) 집행위원장은 "세계 곳곳에 유학을 떠난 국내 출신 성악가와 연주인 수천 명이 방랑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들이 무대에 설 기회가 생긴다면 그만큼 부산의 공연예술문화도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공연산업 육성과 오페라 향유 인구 저변 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우선 오는 9월 8주 과정의 오페라 아카데미가 개설된다. 이어 부산문화회관과 영화의전당 공연시설을 활용한 오페라 갈라콘서트가 잇따라 마련되며, 오페라 가수와 전문 지휘자 양성 분야에도 주력하겠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시는 특히 오페라하우스 건축물 완공에 맞춰 성악 콩쿠르와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 등을 개최하는 방안을 장기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세계인 모으는 입지…신공항 건설 필요

이제 부산에서는 한때 심심찮게 보이던 도로 곳곳의 지하철 공사를 위한 복공판을 찾아보기 어렵다. 도로와 터널, 다리 등 웬만한 기반시설은 거의 다 들어선 도시다. 앞으로 수천억 원대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공사 대신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분야에 적지 않은 예산이 매년 투입되는 시대가 열린다. 하지만 문화예술 공간을 떠올리면 부산의 위상은 왠지 쪼그라드는 느낌이다.

여기서 아시아의 관문 부산항 북항에 들어설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지리적 입지와 상징성에 주목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건축가협회 부산건축가회 신호국 회장은 "주변 도시환경과 연계해 유무형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도시전문가들은 인근의 국제크루즈터미널과 국제여객터미널에다 KTX 역사까지 아우르는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북항대교가 연결되면 공항과 연결성이 편리해진다는 점을 들어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세계 유명 극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 각지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발길이 이어진다면 현재 수요조사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는 신공항 입지는 가덕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매년 국제선 승객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한계 상황이 곧 드러날 김해공항으로는 항공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부산을 찾는 수많은 세계인의 편의를 고려해야 하는 등 국가적인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문화 콘텐츠 육성도 중요하다. 해운대에서 영화·영상산업이 펼쳐지고, 북항에서는 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예술문화가 꽃핀다면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의 물류와 사람이 모인다는 것이다. 곧 북항 매립 공사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상부시설 개발이 진행될 북항재개발단지를 채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주변에 세계적인 음악대학을 설립하고 음악관련 마켓과 기업을 유치하는 음악공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까지 제기되는 현실이다. 한류음악관과 체험관, 공연장, 상품관 등을 묶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 부산시립극단 문석봉 예술감독

- "서울 대학로 능가하는 문화벨트 탄생"
- 중구 대청로 일대 소극장단지 조성
- 오페라하우스와 연결땐 큰 파급효과
- 바다 향한 야외무대 적극 활용해야

   
"부산항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는 부산은 물론 우리나라 문화예술계 전반에 기회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부산시립극단 문석봉(사진) 예술감독은 요즘 꿈이 영글고 있다고 한다. 한때 우리나라 문화예술계 대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던 서울 대학로를 훨씬 능가할 문화공간 벨트가 부산에서 탄생한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부산오페라하우스가 버티고 있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문 감독은 "부산의 문화공간 벨트는 문화예술인들의 활약과 행정기관의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이 맞물린다면 어쩔 수 없이 쇠퇴할 수밖에 없었던 서울 대학로의 전철을 밟지 않고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출신으로 40여 년 전 서울에 입성해 연극인으로 잔뼈가 굵은 문 감독은 서울 대학로 탄생 당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상황에 아쉬움이 많다. 문 감독은 "5공화국 정부에서 도심에도 대학병원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대학로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예술의전당을 밀어내고 병원이 들어서면서 이 문화공간이 확대 재생산되지 못하고 한때의 번성으로 그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문 감독은 연극인으로서 우선 근·현대사의 유산이 산재한 중구 대청로 일대에 소극장 20여 개가 모이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실제로 지역 연극인들이 이 같은 청사진을 구체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오페라하우스와 연결되는 소극장 단지는 국제시장 등 전통시장과 인근 거리에 엄청난 활기를 줄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자연스럽게 경제적인 유발효과가 일궈진다는 논리다.

문 감독은 "부산은 굳이 서울 예술의전당이나 유럽과 러시아 등 외국의 오페라 극장 운영 방식을 답습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장 해양성 짙은 작품이 탄생할 공간적 배경과 바다를 향해 탁 트인 야외무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꿈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전한 그는 "지금 전국 각지의 눈 밝은 문화예술인들은 부산항을 주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료 협찬: 사단법인 한국건축가협회 부산건축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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