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받고 귀가하는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자신의 의혹들에 대해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약 7시간 동안 대면조사를 받았다.

수사 대상 혐의가 방대하고, 김 여사가 혐의를 대체로 부인해 특검팀은 조만간 그를 다시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6일 조사를 받고, 사무실에 도착한 지 10시간45분 만인 오후 8시56분께 특검팀 사무실이 위치한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나왔다.

당시 김 여사는 건물 1층에 마련된 포토라인을 지나며 취재진의 “조사에서 어떤 점을 주로 소명했나” 등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응했으며, 동행한 최지우 변호사는 “김 여사 건강이 매우 안 좋다”며 “자제를 부탁한다”고 취재진을 말렸다.

이후 김 여사는 건물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호차에 타 귀갓길에 올랐다.

앞서 오전 특검팀에 출석할 때는 취재진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며 “수사 잘 받고 나오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및 뇌물수수), 건진법사 청탁 의혹(알선수재) 순서로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 과정에서 수사팀은 김 여사를 ‘피의자’로 호칭했다.

김 여사는 진술을 거부하지는 않았으나 혐의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특검팀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인지한 정황이 담긴 육성 통화녹음 파일을 제시하며 물었지만, 김 여사는 ‘주가조작을 몰랐다’고 답했다.

지난 6월 서울고검이 미래에셋증권 측을 압수수색 하던 중 확보한 이 파일에는 김 여사와 미래에셋증권 계좌 담당 직원 간의 약 3년간 통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본 파일에는 김 여사가 ‘계좌 관리자 측에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는 내용의 육성도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했을 당시 착용했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재산 신고 내역에서 뺀 혐의(공직자윤리법 위반)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김 여사는 이 ‘목걸이는 15년쯤 전 모친에게 선물한 모조품’이며, ‘순방 때 이를 빌려서 착용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실에는 부장검사급 인력과 속기사가 특검팀 측으로,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들어갔다.

이날 실제 조사는 오전 10시23분부터 오후 5시46분까지 7시간23분가량 진행됐다. 오전에 1차례, 오후에 3차례 총 50분간 휴식 시간을 가졌다.

오전 11시59분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에 김 여사는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먹었으며 오후 조사 이후에는 귀가할 때까지 이날 신문 내용이 기록된 조서를 봤다.

일각에선 이날 오후 9시 이후 심야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심야 조사를 할 경우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며 특검에서 김 여사 측에 제안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김 여사의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조사 대상 혐의가 방대하고 김 여사가 이를 대부분 부인하는 만큼 김 여사를 다시 소환해 2차 대면조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거 인멸 우려가 커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