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 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 중지로 화답하면서 남북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지 주목된다.

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 호응해 대남 소음 방송을 멈춘 12일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주민이 북한 개풍군 야산에 설치된 대남 방송 스피커를 가르키고 있다.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12일)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은 없다”며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 군은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했는데 북한도 이에 호응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우리 군은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를 이유로 지난해 6월 약 6년 만에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에 북한은 작년 7월부터 대남 확성기를 이용해 소음 방송을 시작, 남북 접경지 주민의 소음 피해가 컸는데 이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SNS에 이와 관련해 “이번 조치로 남북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북이 상호 방송 중지로 대화를 위한 토대가 마련됨에 따라 다음 단계로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윤석열 정부가 효력을 정지한 9·19 군사합의 복원을 공약한 바 있다.

9·19 군사합의는 접경지역에서의 군사적 우발 충돌 방지를 목적으로 문재인 정부 시기 2018년 9월 19일 발표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다. 북한이 먼저 2023년 11월 합의 파기를 선언했고, 지난해 5월 말부터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에 나서자 정부는 그해 6월 4일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부 정지한 바 있다. 정부가 9·19 군사합의 복원을 본격 추진한다면 선제적으로 접경지역 실사격 훈련 중지를 선언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다.

다만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협상 카드를 너무 쉽게 써버려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리만 일방적·선제적 조치에 나설 것이 아니라 북한의 태도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