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으로 된 희귀 불상을 구입하게 해주겠다며 거액을 가로채고는 온갖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하다 결국 구속된 50대에게 중형이 떨어졌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0대)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순금 불상을 비롯한 금 제품을 판매한다고 속여 302차례에 걸쳐 약 7억65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그는 지난 1월 23일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A 씨는 2017년 10월 처음 만난 B 씨에게 ‘과천 한국마사회 보안과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친구가 마사회 앞에서 전당포를 운영한다. 거기서 나오는 금을 시세의 70%가량에 살 수 있다”고 꼬드겼다. 솔깃한 제안에 B 씨는 10여 차례 A 씨와 금을 거래했는데, 실제 구입 가격은 시세의 70% 수준이었다. 믿음을 얻은 A 씨는 곧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순금으로 된 불상을 확보했다. 구하기도 어렵고 시세가 높다. 가격이 3억 원인데, 구입을 원하면 계약금을 보내라”고 했다. 또 “나는 마사회 직원이어서 자금 추적을 당할 수 있으니 나의 조폭 친구 부하에게 송금하라”고 했다. 그러나 A 씨는 마사회 직원이 아니었을 뿐더러 불상을 확보한 적도 없었다. 이 때문에 B 씨는 6년이 넘도록 불상을 받지 못하자 A 씨를 고소했다.

A 씨는 수사기관에 “불상을 확보했다고 한 적 없고, 피해자가 청동불상 구입 대금을 대면 비싸게 팔아 수익을 나누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과 함께 전당포를 운영한 친구가 불상을 6억 원에 한 스님에게 판 뒤 도주했다고 말했다.

A 씨의 진술은 오락가락이었다. 처음에는 B 씨에게서 받은 돈으로 도주한 친구를 찾아다녔고, 금 밀수업자에게서 금 15㎏을 샀다가 도난당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다 나중엔 차량 뒷좌석에 금 제품을 뒀다가 분실당했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부는 A 씨가 수사기관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도피한 점, 체포 당시 신분을 허위로 둘러대다 지문확인이 시도되자 뒤늦게 인정한 점 등을 언급하며 “동종범죄로 수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대부분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