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난 불로 일대가 검은 연기로 뒤덮여 있다. 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총 2개 구역으로 나뉜 전체 공장의 절반을 완전히 태울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소방 당국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가 밀집된 공장동 내부를 타고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편의상 서쪽 공장(2공장)과 남쪽 공장(1공장)으로 구분하는데,이날 낮 12시 기준 서쪽 공장의 70％가 불에 탔다. 이는 축구장 약 5개의 규모다.

화염이 100ｍ 높이까지 치솟아 오르며 내부 통로를 타고 번졌고, 불길을 잡기 어려워 서쪽 공장 전체가 소실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장 건물들이 샌드위치 패널로 빼곡하게 붙어있는 탓에 소방 용수를 뿌려도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화 작업이 길어지면서 소방 용수가 바닥을 드러내 수압이 약해진 것도 화재 진압에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당국은 불이 난 위치와 주변 공장들을 분리해 불길을 커지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동마다 기계 설비들이 이어져 있어 절단하지 못했다.

거센 불길에 약해진 건물에 무거운 기계 설비가 설치돼 있어 건물이 붕괴할 수 있다고 판단해 내부에서 진화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도 철수시켰다.

이미 최초로 불이 시작된 공장동은 3차례에 걸쳐 무너졌다.

이때 화염도 함께 분출되며 근처에 있던 소방대원 1명이 안면부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른 대원 1명은 찰과상을 입고 현장에서 치료받았다.

당국은 불에 탄 공장동 천장이 제거될 경우 소방헬기를 동원한 화재 진압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장에는 소방헬기 등 8대의 진화 헬기가 투입됐으며, 불길이 남쪽 공장으로 추가 확산하지 않도록 진압 작전을 펼칠 계획이다.

다행히 서쪽 공장과 떨어진 남쪽 공장으로는 불길이 번지지 않고 있다.

불은 이날 오전 7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전체 10개 생산 공정 중 정련 공정에서 발생했다.

타이어 원재료인 생고무와 화학 약품을 혼합하는 정련 공정은 서쪽 공장의 한쪽 모퉁이에 위치하고, 이곳에는 생고무 20t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퍼지자 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진화 장비 100대와 인력 355명, 고성능 화학차 15대 등을 투입해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