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발전(원전) 전문가들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자력을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아야 한다’며 여야 대선후보들에게 원전 확대 정책 등을 제안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여야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든 현재의 ‘친원전’ 정책 기조가 차기 정부에서도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한국원자력학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 경제와 미래 세대를 위한 국가 원자력 정책 제안서’를 여야 정당에 전달한다고 17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는 지난 15일 전달됐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에 대해서도 이른 시간 내 전달할 예정이라고 학회는 설명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5000여 명의 전문가가 회원으로 있는 원자력 분야 최대 학술단체다. ‘원자력 개발·발전·안전 기여’ 등을 목적으로 한다.

앞서 각 정당이 지난 12일 공개한 6·3 대통령선거 정책 공약집에 따르면 이 후보는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폐쇄’ 등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김 후보는 ‘대형원전 차질 없이 추진’ 등을 주요 에너지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날 학회가 발표한 제안서에는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견인차 ‘원자력’ ▷책임감 있는 에너지 원자력과 안전한 사용후핵연료 관리 ▷국가 미래 먹거리 ‘원자력’ ▷국민건강 지킴이 ‘방사선 기술’ ▷원자력 백년기반 인재와 국민 지지 등 총 5개 정책 방향 아래 14개의 정책 제안과 40여 개의 세부 과제가 담겼다.

우선 학회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따라 급증하는 무탄소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이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의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부가가치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형 원전 확대와 소형모듈원전(SMR)의 조기 실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학회는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의 포화가 임박해 원전 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상황에 대비해 습식저장시설의 최대 활용과 함께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의 조기 건설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심지층 처분 기술 개발과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반 마련, 우라늄의 안정적 수급 체계 확보 등을 추진해 원자력의 지속 이용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원전 수출 전략과 관련해서도 민간 참여 확대를 통해 원전 산업 생태계를 활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계 원전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과제로는 혁신형 SMR 조기 실증과 차세대 대형원전 개발을 제시했다.

이기복 원자력학회장은 “원자력은 전기요금 안정, 산업경쟁력 강화, 탄소중립 실현, 에너지 안보 확보 등 네 가지 국가과제 해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에너지 계획은 백년대계여야 한다. 원전 정책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또 다시 번복된다면 우리 원전 산업과 국가 에너지 안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