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에 조성된 항만배후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근로자들을 위한 지원시설이 턱없이 부족하자 정부가 추가 건립 방침을 정했다. 숙소와 편의시설 등의 확대를 통해 양호한 주거 여건을 제공함으로써 유입 인력을 늘려 업계의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부산항 신항 북컨테이너 항만배후단지. 부산항만공사 제공

15일 해양수산부는 신항 항만배후단지의 근로 현황과 출퇴근 여건 등에 대한 실태 파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필 내용은 입주 기업 수, 총고용 규모, 근로자 주거 형태, 항만배후단지와 주거지와의 접근성, 대중교통 여건 등이다. 또 신항 항만배후단지 내에 있는 공공숙소와 개별 기업이 조성한 숙소 규모 및 시설 상태도 점검한다. 이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시설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추가 건립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최적의 후보지를 선정하는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때에는 사업 추진 절차 검토, 행정 인허가 및 공사 소요 기간 산정, 종사자 지원시설 규모, 총사업비 책정 등의 일정도 병행한다.

해수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신항 항만배후단지가 종사자의 주거지와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내부 편의시설 및 숙소 등이 모자라 튼실한 근로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수립됐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북컨테이너 배후단지가 처음으로 공급된 이후 부산항 항만배후단지의 면적과 입주 기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2011년 169만 ㎡였던 부지는 올해 647만 ㎡로 증가했다. 입주 기업은 2011년 22개에서 지난해에는 71개로 늘었다. 또 오는 2030년까지 남컨테이너·웅동 2단계·북컨테이너 2 단계·서컨테이너 2, 3단계 등 모두 362만 ㎡의 항만배후단지가 추가로 공급되고 진해신항이 개장되면 더 많은 기업과 인력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신항 항만배후단지의 열악한 주거 여건 때문에 근로자가 취업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입주 기업의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정부가 대책을 세워줄 것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지난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조사 자료를 보면 신규 채용된 신항 항만배후단지 근로자의 60%가량이 1년 이내에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존에 만들어진 신항 항만배후단지 내 기숙사나 편의시설 등 근로자 지원시설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182실 규모의 부산항 신항 복지플러스센터의 경우 현재 입주 대기자가 130여 명이나 된다.

이와 관련, 해수부는 지난 14일 ‘항만배후단지 종사자 지원시설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했다. 주요 과업은 지원시설 개발 여건 분석, 적합성 여부, 건축 규모 산정을 비롯한 사업 추진 방향 검토 등이다. 전자입찰서 및 제안서 제출 마감일은 오는 26일 오전 10시까지다. 해수부는 업체가 낸 서류를 면밀하게 검토한 뒤 용역 수행사를 결정한다. 용역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로 정했다.

해수부 측은 “부산항 신항 항만배후단지 활성화는 해양도시 부산의 도약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주거 여건을 개선, 더 많은 근로자가 이곳으로 유입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