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중심의 등록금 인상 추세가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지난달 전국 가계의 교육 물가가 16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산지역 교육 물가 상승률도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서울 강남의 한 학원가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교육 물가 지수는 108.45(2020년=100)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이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4.8%)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1.9%를 유지하다 11월 2.1%로 올라선 뒤 올해 2월까지 같은 상승률이 이어졌고 지난달에는 3%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지난달 부산지역 교육 물가 지수(110.21)도 1년 전 같은 달보다 4.2% 치솟으며 2011년 1월(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사립대 중심의 등록금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 기준 4년제 사립대 151곳 중 79.5%인 120곳이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국공립대 39곳 중 28.2%인 11곳도 등록금을 올리기로 했다.

지난달 전국의 사립대 납입금 물가는 1년 전보다 5.2% 올랐다. 2009년 2월(7.1%)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사립대 납입금 물가 상승률을 지역별로 보면 부산·울산·경남이 5.6%로 가장 높았다. 서울·인천·경기는 5.5%로 뒤를 이었다. 제주 상승률(0.1%)이 가장 낮았고 전남·전북·광주(3.7%)가 그 다음이었다.

국공립대 납입금은 1.0% 올라 2022년 2월(2.1%) 이후 3년 1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2022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36개월 동안 상승률이 0%였으나 지난달에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른 교육 물가도 올랐다. 사립대학원 납입금은 3.4%, 국공립대학원 납입금은 2.3% 상승했다. 두 항목 모두 2009년 2월(사립대 6.5%·국공립대 7.8%)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지난 3월 전문대학 납입금도 3.9% 상승했다. 역시 2009년 2월 7.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유치원 납입금 상승률은 4.3%였다. 2016년 2월(8.4%) 이후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유치원 납입금은 지역별로 학비 지원 정책 차이 등에 따른 편차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24.3%) 강원(15.7%) 부산(14.7%) 경북(12.1%) 서울(5.0%) 등에서 크게 상승했다.

반면 울산시교육청의 사립유치원 무상 정책 영향으로 울산 유치원납입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4.3% 급락했다. 충북(-5.7%) 광주(-0.4%)에서도 내렸고 세종·충남·전북은 상승률은 0%였다.

한편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국 학생(초·중·고)의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27조1144억 원)보다 2조775억 원(7.7%) 증가한 29조19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