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한국 경제·산업도 ‘글로벌 통상 전쟁’의 후폭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들 3개 국가가 미국 결정에 반발하며 ‘보복’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향후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 국내 수출에는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2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캐나다·멕시코에 각각 25% ▷중국에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시행일은 이달 4일이다.

후보 시절은 물론 지난달 취임 직후에도 관세를 무기로 삼아 주요 국가에 위협을 가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3개 국가를 시작으로 실제 행동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통상 질서에 상당한 충격이 우려된다. 실제 트럼프 관세 정책의 첫 타깃이 된 중국 캐나다 멕시코는 대응 강도에만 차이가 있을뿐 일제히 보복성 상응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수출을 비롯한 우리 경제는 앞으로 극한의 불확실성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고, 캐나다와 멕시코는 국내 주요 기업의 북미 전진 기지다.

이들 국가의 수출이 둔화하면 한국 교역은 동시에 부진을 겪게 되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그룹 등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은 투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실제 멕시코 몬테레이에 생산 공장을 둔 현대차그룹은 공급망 조정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부과 결정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전선이 확대되면 글로벌 통상 질서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져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경제는 어두운 터널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국가에 보편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수출이 최소 9%(이하 대미국 기준)에서 최대 13%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미 지난 1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491억2000만 달러)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0.3% 줄었다. 2023년 9월 이후 16개월 만의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다.

여기에 우리나라만을 겨냥한 보편 관세 부과나 바이든 행정부 때 설계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전기차·반도체 등 보조금 지급 축소·폐지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미국 신정부의 정책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1일 “이달 중 ‘수출전략회의’를 개최하고 금융·물류·인증·마케팅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모두 담은 ‘범정부 비상수출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