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해상에서 침몰해 4명이 숨진 부산선적 쌍끌이 저인망어선이 당시 조업금지 구역에서 불법 조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실종 선원 수색 장면. 국제신문DB

통영해경은 사고 선박인 제102 해진호(139ｔ급)와 함께 조업에 나섰던 주선(主船) 선장과 선주 등 2명을 수산업법 위반 혐의(조업구역 위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쌍끌이 저인망어선은 조업을 주도하는 주선과 이를 보조하는 어선이 양쪽에서 그물을 끌며 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사고 선박은 당시 조업이 금지된 해역에서 어획을 끝내고 돌아오던 길에 사고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어획물은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선박 아래 어창에 보관해야 하지만 사고 당시 40ｔ에 달하는 정어리 등을 잡은 뒤 갑판 위에 쌓아둔 채 이동하다 무게 중심이 기울어지면서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선박은 작업 당시 어선 위치 발신 장치인 V-PASS도 꺼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불법 조업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고의로 V-PASS를 끈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사고 선박 선장이 숨진 만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고 주선 선장과 선주 등 2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앞서 제102호 해진호는 지난달 14일 오전 4시 12분께 욕지도 남쪽 4.6해리(약 8.5㎞)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11명 중 선장과 선원 등 한국인 4명이 숨지고 외국인 선원 7명이 구조됐다. 침몰한 선박은 수심 60ｍ 아래로 완전히 가라앉아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