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든블루 ‘카발란’ 매출 세 배↑
- 주류업계·호텔, 제품 판촉 활발

“위스키는 맥주처럼 탄산이 강하지 않아 특유의 향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탄산수를 섞은 하이볼은 가볍게 마실 수 있어 즐깁니다.” 평소 위스키를 즐기는 직장인 최모(30) 씨는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마실 수 있어 위스키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지난달 출시한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 ‘1792 풀 프루프’ 싱글 배럴. 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아재 술’로 통하던 위스키가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술’로 떠올랐다.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를 섞은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다. 이에 호텔에서는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 브랜드와 협업해 브랜딩한 제품을 단독 출시하는 등 위스키 마케팅에 나섰다. 부산의 주류 기업 골든블루가 국내에 단독으로 수입·유통하는 대만 위스키 ‘카발란’도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23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달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 ‘1792 풀 프루프(1792 FULL PROOF)’ 싱글 배럴을 조선호텔 에디션으로 단독 출시했다. ▷웨스틴조선 서울 180병 ▷웨스틴조선 부산 150병 ▷그랜드조선(부산·제주) 150병으로 3종류를 한정적으로 선보인다. 3가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스페셜 한정판 세트는 이미 다 팔렸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프리미엄 위스키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3가지 위스키를 모두 맛보고 싶어 하는 고객이 많아 비교 시음할 수 있는 샘플러도 출시했다”고 말했다.

골든블루가 2017년부터 독점적으로 국내에 수입·유통하는 대만 대표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의 인기도 대단하다. 싱글몰트는 보리(맥아)를 원료로 단일 증류소에서 만든 위스키를 말한다. 박찬욱 감독이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카발란은 영화 ‘헤어질 결심’에 등장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카발란 위스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카발란 라인업 중 일부 상품은 물량이 부족해 출고에 차질을 겪기도 했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카발란은 덥고 습한 대만 기후가 숙성 방식에 영향을 미쳐 독특함이 있다”며 “개성 있는 맛과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부산지역 메가마트의 위스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늘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인기가 많은 발베니 글렌피딕 맥켈란 등 싱글몰트 위스키 매출은 676%나 뛰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부산지역 이마트의 위스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증가했다. 이는 맥주(3%) 소주(2%) 와인(-14%) 등 다른 주류 매출 증감률과 비교하면 확연히 높다.

이에 따라 올해 위스키 수입도 급증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위스키류 수입량은 2만6937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 늘었다. 올해를 두 달 남기고 역대 연간 최대치인 2002년 기록(2만7379ｔ)에 육박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대세 주류’였던 와인 수입량은 4만7500ｔ으로 18.8%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19년(-20.1%) 이후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