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부산고법, 부산지법과 함께 부산법원 종합청사 건물을 사용 중인 부산가정법원이 독립 이전을 추진한다.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 위치한 부산법원 청사. 국제신문 DB

10일 부산가정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의 국유재산관리기금 중기사업계획(2024~2027년)에서 부산가정법원 독립청사 신축 사업이 신규사업으로 선정됐다.

부산가정법원이 독립청사 이전을 추진하는 이유는 물리적 공간 부족 때문이다. 부산가정법원은 현재 부산고법, 부산지법과 함께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법원 종합청사 건물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법정·조정실·조사실 등 같은 부산가정법원 시설이 16층짜리 청사 곳곳에 흩어져 있고, 판사실·사무실 등 업무 공간이 부족하거나 협소하다. 가정법원을 방문하는 시민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처리 재판 건수도 2020년 1만3662건에서 2022년 1만4246건으로 증가 추세다.

더욱이 가정법원은 일반법원과 달리 재판뿐만 아니라 가정 문제 전반을 관리하는 곳이어서 단순 재판 뿐만 아니라 다양한 후견적, 복지적 프로그램 운영이 늘고 있다. 협의이혼 상담실·면접교섭센터·보호자 대기실 등 독립적이고 안온한 분위기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부산은 공간이 없어 빈 회의실과 법정을 사용하는 때도 많다. 반면 수원 광주 울산 창원 같은 다른 지역 역시 가정법원 청사가 독립돼 있거나 독립 건축을 진행 중이다.

부산가정법원은 2021년부터 독립청사 신축 건립 용지를 물색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는 곳은 이전이 확정된 부산진구 범천 철도차량 정비단(범천기지창·24만1851㎡) 자리다. 공공용지로 할당된 부지 중 일부(9918㎡)를 매입해 지하 1층~지상 6층·전체 면적 1만5664㎡ 규모 건물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해사법원 부산 유치가 결정되면 공동 청사를 건립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범천기지창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용지 확보’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범천기지창 개발 사업 시행사가 땅 소유자인 코레일이 아니라 민간 사업자로 선정돼 부지 매입 비용이 너무 커지면 예산 문제로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범천기지창 이전이 불발될 때를 대비한 대체 후보지 역시 물색 중이다. 부산가정법원 관계자는 “가정법원의 후견적, 복지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물적 시설 확보가 꼭 필요하다”며 “범천기지창 내 부지 확보를 위해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