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5박 7일간 영국 미국 캐나다를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 김건희 여사가 동행하기로 한 것을 두고 여야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이뤄진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SBS 라디오에 나와 “(해외순방에) 꽤나 많은 예산이 소모된다. 김 여사도 같이 가시던데 왜 꼭 같이 가야 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물론 영국에 추도하러 가는 건 그럴 수 있다”면서도 “유엔 총회의 경우 영부인 프로그램이 또 따로 있다. 그 안에서 혹시나 사건·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영부인은 장식품이 아니다. 복지 분야 등 배울 만한 것들을 좀 보고 온다든지, 동포들을 위로한다든지 뭔가 하나쯤은 있어야 된다”면서 “그런데 김 여사에 대한 의혹들이 너무나 눈덩이처럼 불어 있는 상황이다. 외신과 그 나라 사람들의 눈초리가 그저 따뜻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의힘은 과거 김정숙 여사 사례를 언급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14일 CBS 라디오에 나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언급하며 “정쟁 요소로서 대통령 배우자를 조금 과하게 끌어들이는 모습들을 보이면 과거 김정숙 여사의 해외순방마다 논란이 됐던 부분들, 그 당시 민주당이 어떤 방식의 대응을 했는지 국민들은 잘 알고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야당이라도 국익을 중심으로 해외 순방 가는 길에 있어 함께 뭔가 헤쳐나가야 될 중요 순서들을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같은당 조수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의원들이 주장하셨으니, 그 말을 그대로 돌려드린다. 해외순방에 예산 많이 드는데 김 여사가 꼭 가셔야겠어요”라고 적었다. 조 의원은 글과 함께 김 여사가 과거 인도를 단독 방문해 타지마할에서 촬영한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여권 내에서도 윤 대통령 부부가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 당시 외교 성과 내용보다 민간인 수행 논란, 김 여사의 장신구 논란 등 무수한 뒷말로 더 주목을 받은 탓에 이번 순방 역시 자칫 김 여사 논란으로 외교 성과가 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상돈 전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에 출연,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조문 일정과 관련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 같다”는 질문을 받고 “구태여 대통령 부부가 갈 필요가 있나. 차라리 총리께서 가는 게 낫지 않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 해외 순방의 모든 관례가 부인 동반이다. 김 여사가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혹시 아느냐. 또 가서 목걸이 차가지고 영국에서 빌렸다 이런 소리도 나올 것 같으니까. 굉장히 조심스럽게 대통령실에서도 처음엔 발표를 안 하더라”고 비꼬듯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