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청량읍으로 이전에 무게가 실렸던 울산 삼일여고가 사실상 현 부지(남구 선암동)에 잔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높은 이전부지 매입비 등 현실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여고 홈페이지 캡처.

12일 울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삼일여고 학교법인 울선학원 측은 최근 시교육청에 현 부지 잔류 방안과 함께 지난 2020년 학교건물 노후화로 재난위험시설 D등급을 받았던 것에 대한 보강 문제 등을 타진했다. 학원 측은 계획대로 학교건물을 보강할 경우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 2024년부터 다시 신입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 계획에는 남녀공학으로 체제를 전환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삼일여고는 건물 안전 문제로 시교육청이 2021년과 2022년 신입생을 배정하지 않아 현재 3학년 9학급 145명만 재학중이다. 시교육청은 다음달까지 일선 고교의 2023년 신입생 배정계획을 취합하고 있지만 삼일여고에 대해서는 미배정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이럴 경우 삼일여고는 내년에는 재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상태가 된다.

앞서 울선학원은 삼일여고를 인근 청량읍으로 이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현지에 모듈러 교실을 만들어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다.

하지만 부지매입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진척이 없자 결국 현재의 건물을 보강공사를 해 잔류하는 쪽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일부 지역 주민과 동문들의 반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전에 따른 재정적 부담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고, 현 위치에서는 고등학교가 없는 청량읍 지역 학생들도 수용할 수 있어 결국 현 위치 잔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울선학원 관계자는 “전문가와 현 건물 보강에 대해 협의한 결과 긍정적 의견이 나왔다. 앞으로 시교육청과 구체적인 내용들을 공유하면서 최종 결정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