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에 절망을 줬다”거나 “취임 100일이 됐는데 내각도 완성하지 못하는 정부는 처음 봤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김정록 기자

김 전 위원장은 21일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새로운 지도자가 선출되면 취임 100일은 집권 목표, 무엇을 할 것인가를 판별할 수 있는 기간”이라면서 “지난 100일 동안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절망감을 주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이 출근길 문답에서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충돌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 여론이 형성된 덕분”이라며 “그러면 당연히 국민 여론에 냉정하게 귀 기울여야 하고 국민이 왜 이러는가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무감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정권 초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건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을 빨리 극복하지 못하고 연기하면 문제는 점점 더 꼬인다,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거기에 맞는 답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아직 내각이 완성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취임 100일이 됐는데 내각도 완성하지 못하는 이런 정부는 처음 봤다. 의원 내각제를 하는 영국의 (마거릿) 대처 회고록을 보면 ‘수상이 되면 24시간 이내에 조각을 완료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라 간다’는 이야기가 있다”라며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것이 교육개혁·연금개혁인데 주무 장관인 교육·복지 장관을 아직도 채우지 못한 것이 현 실정”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이너서클도 비판했다. 그는 “주변에 정치 감각 없는 사람들이 조금만 기다리면 잘되니 마니 하는 이런 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전반적인 (국정운영) 전망을 잃어버린다”며 “대통령이 이너서클(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에 갇히면 아무 것도 못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내가)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에게 한 이야기가 ‘제발 똑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주변에 많이 쓰지 말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필요가 없다. 달리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야 창의적인 것이 나온다’는 것이었다”면서 “지금 여소야대 상황에서 참모진 전원이 정무적 감각이 투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책임이 양쪽에 다 있다고 본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력의 부재”라고 분석했다. 그는 “리더는 참고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야 하는데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 선거 때 같이 했으면 품어주는 아량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서 오늘날 같은 묘한 현상이 생겨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