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사회가 지난해 4·7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형준 시장 취임 1주년을 맞아 그간 시정과 8개 분야 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열고 만약 6·1 지방선거로 연임할 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7일 오후 부산진구 부산시민참여연대 회의실에서 부산공공성 연대 주최로 박형준시장 1주년 시정평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부산공공성연대는 7일 ‘박형준 부산시장 1년 시정 평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청년 ▷경제·일자리 ▷도시 ▷여성 ▷환경 ▷노동 ▷교통 ▷보건·복지·돌봄 8개 분야에서 박 시장의 공약과 시정을 평가할 7개 시민 단체 관계자가 참석했다.

청년 분야 평가를 맡은 손지현 신라대 교수 겸 부산참여연대 시민권리본부장은 청년희망정책과 예산 비교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지원을 만들어오던 부산의 청년 정책이 일자리 중심으로 후퇴했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에 따르면 공공개발 될 우암동 부산외조성 등에 활용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시는 부지를 게임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손 교수는 “이미 산업 부지가 채워지지 않고 있는데 게임으로 청년이 유입될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에 기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일자리에 대해서는 “기존 중앙부처나 시에서 해오던 사업이 공약으로 나왔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송지현 시민정책공방 지역순환경제센터장은 “직장·주거·통합형 콤팩트타운 조성은 국토부 사업,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은 2016년 이미 시가 지정계획 고시를 한 사업”이고 말했다.

도시 분야를 맡은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난개발을 막는 규제들이 풀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경관심의 통합 운영, 안전진단 절차 간소화 등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관련 절차를 단축했다는 것이다. 또 재송동 한진CY, 일광면 한국유리 부지 등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전협상제가 강행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양 사무처장은 “동서격차는 동부산에 각종 SOC 깔아줬기 때문인데 이를 줄이기 위해 용적률을 10% 높이는 방안이 왜 나오냐”며 “주택보급률이 110%를 상회하는 것을 볼 때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 하겠다는 정책은 근거가 없다”고 평가했다.

여성 분야를 분석한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는 13가지 양성평등 공약 중 3개만 직접 관련이 있으며 10개는 아동 보육 저출산 관련이어서 성평등 의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봤다. 석 대표는 “양성평등 공약 중 성평등 총괄 코디네이터제 도입은 지역 여성단체들이 주장한 양성평등 담당관의 이름만 바꾼 것으로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지 미지수며 부산광역시 여성폭력방지종합지원센터 운영은 이미 있는 사업과 중복된다. 정책 실효성에 만전을 기하라”고 조언했다.

환경 분야는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이 민은주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함께 진단했다. 박 위원장은 “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과 관련해 봤을 때 자연파괴로 코로나·기후위기를 가속화 시킨 1년”이라고 말했다.

남원철 부산교통공사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노동, 교통 정책을 돌아봤다. 남 위원장은 “노동 정책이 다수 마련됐지만 대부분 부산시의회가 이끌었다”며 “박 시장의 노동정책은 일자리 중심으로 6개 분야 146개 세부 사업 중 노동자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공약은 1개에 불과해 노동 정책을 평가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교통에 대해서는 “대중교통 지원금이 시 재정에 어려움을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반루프, 신규 도시철도 건설은 국비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운영 예산은 전액 시비로 부담해야 해 대중교통 정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돌봄 정책 분석한 김경일 사회복지연대 사무국장은 침례병원 부지 매입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육아친화마을 지정, 복지품질인증제에 대해서는 “기존 인프라 점검 보다 지정 및 인증에 치중 한 것”, 아동전문병원 설립에 대해서는 “의료진 부족이란 근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사업”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