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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전통미 살린 모던 한복 설빔으로 일상복으로

활용성 좋은 원단 이용 제작, 이중깃 등 여러 디자인 활용

  • 최영지 기자
  •  |   입력 : 2018-02-07 18:54:2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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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꽃무늬 ‘철릭 원피스’
- 차분하면서 고급스러워 인기
- 모던 한복 맞춤 제작 ‘르벙’
- 남성·웨딩 한복도 곧 선보여

한복이 아름다운 옷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걸 일상복으로 입는다면?’하고 물었을 땐 선뜻 대답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한복을 입고 외국 여행을 가거나 예쁜 사진을 남기기 위해 한복을 찾아 입는 젊은 세대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 대신 이렇게 찾는 한복은 전통적인 형태와는 조금 다르다. 세탁하기 쉽게 면 원단을 사용하고 입고 벗기 편하게 모양도 좀 다르다. 소위 ‘모던 한복’이라는 한복이다. 하지만 이 한복도 전통미를 완전히 잊지 않고 디테일을 살려 가고 있다.
   
르벙의 허리치마는 블라우스나 티셔츠와 맞춰 입어도 잘 어울리게 디자인 돼 있어 활용성이 좋다.
부산 중구 보수동 1가 책방거리에 자리 잡은 ‘르벙(www.levent.kr)’은 모던 한복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이다. 김령희·이태윤 공동대표가 작업실로 여러 곳을 돌아보다 두 사람이 한 번에 마음에 들어 선택한 곳이다. 책방골목 안에 있어 고즈넉하면서도 유동 인구는 제법 많아 좋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전통 한복이 아름답지만 아무래도 일상복으로 활용성은 아쉽다. 그래서 계절에 맞게 여름에는 면, 겨울에는 코듀로이 등 활용성이 좋은 원단으로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김령희 대표가 겨울용 원단인 울로 만든 철릭 원피스를 소개하고 있다. 보온성이 좋고 입기에도 편해 인기가 있다.
저고리와 치마로 나뉘는 한복의 형태도 좀 달리한다. 저고리 길이를 조금 길게 하고 치마는 가슴부터 둘러 입지 않고 허리 쪽을 둘러 입는 허리치마로 나누었다. 블라우스 같이 하늘거리는 천의 저고리를 청바지에 받쳐 입거나 위는 블라우스를 입고 허리치마를 입는 식으로 섞어 입기가 가능하다. 허리치마 아래는 굽이 낮은 플랫슈즈나 여름엔 슬리퍼 형태의 조리가 잘 어울린다고.

이런 식으로 가지고 있는 옷에 맞춰 입기 좋아 활용성이 크다. 생활 속으로 한 발 더 들어온 한복이다. 아래위가 붙은 드레스 형태인 ‘철릭 원피스’도 인기다. 철릭은 조선이나 고려 때 관복으로 무관들이 입던 두루마기 같은 것으로 허리 아래로 주름이 잡혀 있어 활동하기가 편하다. 그 디자인을 활용해 상체는 좀 달라붙게 하고 하체는 여유 있는 실루엣으로 만들었다. 길이는 무릎을 덮되 정강이 중간보다 약간 올라오는 정도인데 다리에서 가장 가는 부분이 보이게 해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노렸다.

르벙의 철릭 원피스는 화려한 꽃무늬를 이용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김 대표는 “꽃을 활용한 화려한 무늬를 부담스러워 하다가도 막상 입어 보면 예뻐서 주문하는 고객도 많다. 맞춤 제작이 가능하므로 원하는 디자인이나 원단으로 교체할 수도 있다”고 했다. 철릭 원피스는 랩 원피스처럼 허리 쪽을 겹치게 해서 끈으로 여미므로 입고 벗기가 무척 편하다. 한겨울용으로 내놓은 울 원단의 철릭 원피스는 수묵화 같은 느낌으로 차분하면서 고급스러워 보였다. 현재는 원단이 품절됐지만 하와이안 무드의 철릭 원피스는 꽤 화제였다.

   
이태윤(왼쪽)·김령희 공동대표가 각각 남성 저고리와 철릭 원피스를 보여주고 있다.
쇼윈도에 걸려 있던 트위드 재킷은 한복인지 아닌지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칼라가 없는 쇼트 재킷으로 목 부분을 리본으로 묶어 여밀 수 있는 디자인이다. 빨간색에 다양한 실이 섞인 트위드 원단이 고급스러우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을 줘 세련돼 보였다. 이 대표는 “목 부분이 서로 만나서 마주 보는 깃이라는 뜻의 ‘맞깃’을 활용한 디자인이다. 모던하지만 한복의 디테일은 살려 두는 게 우리 콘셉트”라고 했다. 김 대표도 “보통은 하얀 동정이 달린 한복을 생각한다. 하지만 생활한복은 동정을 생략하는 경우도 많다. 깃 또한 칼깃, 반월깃, 맞깃, 당코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각 디자인에 따라 제일 잘 어울릴 만한 것을 골라서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모던 한복에 어울리는 액세서리. 전통 매듭을 활용한 디자인이다.
오는 봄부터는 남성 한복과 웨딩 한복을 선보이려고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스트리트 감성과 잘 어울리는 남성 한복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제가 입으려고 한복 조끼라 할 수 있는 배자를 데님으로 시험 삼아 만든 적이 있는데 주변에서 반응이 꽤 좋았다”며 독특한 남성 한복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날 이 대표가 입은 남성 한복은 편하면서도 깔끔해 보여 나이가 들어 보일 것이라는 편견을 제대로 깨 줬다. 옷걸이에 걸려 있던 남성 사폭 바지는 넉넉한 실루엣이 특징으로 작업복 느낌의 워크웨어나 아메리칸 캐주얼을 일본식으로 재해석한 아메카지 스타일과 섞어 입어도 될 정도로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김 대표는 “맞춤 제작을 하면서 웨딩 한복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았다. 셀프 웨딩이 여전히 유행인 데다 남들과는 다른 웨딩드레스를 찾는 이를 위해 마련한다”고 했다. 순백의 레이스나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한복 웨딩드레스가 기대됐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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