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식업 종사 25년 서면 상인
- 커피축제·반값월세 등 성과
- 채팅방 개설 … 협력안 고민
- 포토존·스토리텔링도 추진
올해 초 미국 뉴욕타임스에 소개되면서 부산 대표 관광지로 급부상한 전포카페거리에 지난 5월 상인회가 출범했다. 3, 4년 전부터 폭등하는 권리금과 월세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대두됐을 때도 상인회는 먼 얘기였다. 영업만 해도 바쁜 소규모 1인 매장이 많아서다. 그러다 최근 들어 거리의 명성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데 공감대가 생기면서 상인회 조직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곳 상인 170여 명 가운데 8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10명이 임원으로 선출됐다. 회장은 지난해 이곳에 커피숍 ‘빈티지38’을 비롯해 퓨전레스토랑, 일본식 선술집 등을 잇달아 오픈한 문정호(55) 회장이 추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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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포카페거리 문정호 상인회장은 “지자체가 청년 창작·창업 컨설팅센터를 만들어 주는 등 상인이 정말 필요로 하는 지원책을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곽재훈 기자 |
지난 8일 문 회장을 만나 상인회 활동 경과와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이 거리에 발을 들여놓은 지 1년도 채 안된 그가 회장직을 맡게 된 배경을 물어봤다. “카페거리에 들어온 건 얼마 안 됐지만 서면 상권에서 요식업을 한 지는 25년 정도 됐습니다. 제법 규모를 갖춰 가게를 내기도 했고 오래 장사를 해 온 선배로 인정해준 것 같아요. 기존 상인들이 탐탁지 않게 여길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따라줘서 상인회 활동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문 회장은 ‘옹기김치집’으로 2011년 부산프랜차이즈경진 대상, 지식경제부 장관상 등 받은 바 있으며, 지금도 서면에서만 1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문 회장을 중심으로 조직된 상인회의 첫 성과는 지난 5월 27, 28일 열린 ‘전포 카페거리 커피축제’이다. 놀이마루부터 전포성당까지 차 출입을 막고 시음회와 플리마켓 등을 열었다. 다른 가게에 피해가 없게 판매는 매장에서만 가능하도록 했다. 상인들이 아이디어를 짜내고 직접 몸으로 뛴 결과 축제기간 내내 사람이 발 디딜 틈 없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고, 끝나고도 보름 동안 일대 가게 매출이 30%가량 오르는 등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내년에는 예산을 더 확보해 축제 공간을 넓히고 다양한 체험코너를 운영할 계획이다.
전포카페거리 공중선 지중화 공사에 따른 상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물주와 협의회를 열고 ‘반값 월세’를 이끌어낸 것도 상인회의 큰 성과다. 사실 상인들은 전포카페거리 정비사업에 부정적이다. 명소로 떠오르면서 지자체에서도 각종 지원사업을 제안하지만 정작 상인은 달갑지 않다.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권리금이나 월세가 오르기 때문이다. 권리금은 1년 만에 수천만 원씩 오르고, 월세는 9년 전보다 4배 올랐다. 지중화 사업도 당연히 반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저분한 전선을 걷어내고 산뜻한 거리를 만들자는 데 마음을 모으면서 내년 초 공사를 결정했다. 상인회는 이 과정에서 건물주와 상생협의회를 열고 공사 기간에 피해가 큰 가게의 경우 월세를 반값으로 내려준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공사 시간도 인건비가 더 들더라도 밤에 진행할 수 있도록 부산진구의 도움을 받아 조정했다.
“상인회 조직 후 임원 채팅방을 통해 수시로 현안을 논의하고 전포카페거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습니다. 젊은 상인이라 그런지 다들 활기가 넘쳐요. 요즘엔 사드 국면이 해결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늘 것을 대비한 알리페이 도입이 주요 안건입니다. 아울러 건물주 10여 명과도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대부분 이곳에서 오래 사셨던 분이라 임대수익과 별개로 전포카페거리에 대한 애정이 있으세요. 그래서 소통이 잘되고 있습니다. 다만 투기 목적으로 들어온 건물주는 수익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런 일에 동참을 안 해줘요. 안타까운 일이죠.”
내년에는 옛 대우자동차 공장과 공구상가 이야기를 엮어 스토리텔링을 하거나 포토존을 만드는 등 상인회를 주축으로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문 회장은 “젊은층뿐만 아니라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생각이다”며 “지자체는 청년 창작·창업 컨설팅센터를 만들거나 주차난을 해소책을 내놓는 등 상인이 정말 필요로 하는 지원책을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