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닭살 대사 녹음하며 따로 연습
- 차기작 교복 입은 감성 느끼고파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 인근에 인파가 몰렸다. 지난 18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세자 이영 역을 맡아 여성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던 배우 박보검이 인터뷰 이전에 사진을 촬영하러 밖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다른 카페에서 기다리던 팬들이 우르르 몰려나왔고, 주변을 지나던 직장인과 상인들까지 그의 얼굴을 보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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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박보검. 이용우 기자 |
그런데 박보검이 우리에게 이렇게 가깝게 다가온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그를 주연급으로 격상시킨 드라마는 tvN '응답하라 1988'이다. 그가 천재 바둑기사이자 덕선(혜리)과 친구에서 부부가 되는 택이를 연기한 '응답하라 1988'은 큰 성공을 거뒀고, 박보검의 차기작에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그가 택한 작품이 바로 이영(박보검)과 홍라온(김유정)의 알콩달콩한 궁중 로맨스를 그린 청춘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이다. 그런데 그가 '구르미 그린 달빛'을 선택한 이유가 재미있다. "전부터 사극을 하고 싶었다. 특히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싶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한복을 입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언제 또 이렇게 한복을 입어볼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진정한 주연으로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중책을 맡은 첫 드라마라는 점에서 박보검에게 큰 의미가 있다. 그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이영 캐릭터를 분석하기 위해 김성윤, 백상훈 감독님과 김민정 작가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대본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며 주연의 부담감을 전했다. 또 "초반에 촬영한 장면 중에 캐릭터가 흔들렸다고 생각하는 장면은 감독님께 부탁해 재촬영하기도 했다"며 "'구르미 그린 달빛'은 많은 것을 배우고 모자람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듯 이야기를 했지만 박보검은 극 초반에는 어리숙하고 능청스러운 예측불허 왕세자의 모습을, 후반에는 외척세력의 계략과 도발에 절대 물러서지 않는 날카로운 카리스마와 강인함을 선보였다. 또한 홍라온을 향한 애틋함과 복합적인 감정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칭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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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한 장면. 구르미그린달빛 문전사, KBS미디어 제공 |
'구르미 그린 달빛'이 여성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샀던 큰 이유 중 하나는 평상시에 들으면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들이다. 이영이 홍라온에게 전하는 "이영이다, 내 이름" "네 소원을 이뤄 달라는 게 내 소원이다"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 등의 닭살 대사는 박보검이기에 로맨틱하게 들린다. "대본을 보면서 무척 설렜다. 그런데 제가 느낀 감정을 잘 살리는 것이 어려워 녹음을 하면서 톤이나 말투를 다양하게 연습했다"며 자연스러웠던 닭살 대사의 비법을 소개했다.
물론 이런 닭살 대사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홍라온 역의 배우 김유정의 도움이 컸다. "유정이랑은 눈만 봐도 감정 교류가 됐다. 감정연기가 뛰어나고, 드라마의 나무보다 숲을 보는 친구다. 또한 여러 사극 작품을 해서 제가 놓치는 부분을 알려주기도 했다"며 김유정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드라마를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박보검의 차기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기작에 대해 "청춘 사극을 찍었으니까 교복을 다시 입어보고 싶기도 하다. 영화 '나의 소녀시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등을 보니 교복을 입었을 때의 감성에 빠지고 싶었다"는 바람을 전했다. 스물네 살의 아름다운 청년 박보검이 전하는 학창시절의 감성을 다시 만나고 싶어진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