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아주 특별한 맛집을 소개할까 한다. 부산 중구 중앙동 좁은 뒷골목길 사이에 위치한 하동돼지국밥이다. 일명 '하동집'으로 알려져 있다. 1953년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61년이 됐다. 이곳은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돼지국밥집이다. 하지만 지난해 폐업을 했으니 지금은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돼지국밥집이었다'가 맞는 표현일 것이다(원조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이 돼지국밥집으로는 제일 처음으로 사업자신고를 했기 때문에 가장 오래된 돼지국밥집으로 불린다).
지금은 문을 닫아서인지 간판에 적힌 '57년 전통'이라는 수식어가 마치 멈춰선 시계처럼 쓸쓸하다. 2대째 장사를 해오다 폐업한 하동집은 2년 가까이 비워져 있었다. 하지만 올해 10월 그 문이 다시 열렸다. 부산지역 문화예술인, 인문학 단체가 함께 만든 실험적·대안적 복합문화축제 '무빙 트리엔날레 메이드 인 부산' 덕분이다. 트리엔날레 프로그램 중 '예술가의 밥집'이라는 프로젝트가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이곳에서 진행 중이다.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이곳에서는 카레라이스와 육개장 등 간단한 음식이 5000원에 판매된다. 이정민 팝핀댄서가 '셰프'로 나서 음식을 만들어준다. 이번 프로젝트는 트리엔날레 축제를 준비하는 문화예술인들과 일반 관객들의 '네트워크'를 위해 마련됐다. 전시를 보고, 공연을 감상하고 그냥 가는 게 아니라 밥집에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부산의 예술가와 관객이 소통하자는 취지다. 매일 이같이 점심 메뉴가 준비되고, 매주 주말에는 '주말 살롱'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무빙 트리엔날레에 참가하는 문화예술팀이 돌아가며 비빔밥 밥차를 열고, 막걸리와 감자전 파티를 펼치며, 예술가와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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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빙 트리엔날레'의 '예술가의 밥집'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부산 중구 중앙동 하동집 돼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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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인 돼지국밥을, 그것도 제일 먼저 팔았던 '역사적' 의미 말고도 이곳은 문인들의 '아지트'라는 기억의 공간이기도 하다. 내로라 하는 부산의 문인들이 이 집의 단골손님이었다. 하동집 옆의 '부산포'는 부산 미술인들의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잠시나마 하동집이 문을 열면서 중앙동 문화예술인의 밥집 골목이 다시 부활한 셈이다.
문화예술인의 밥집 골목 부활은 집 주인의 배려로 성사됐다. 최근 경매로 이 건물을 산 집 주인이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에 문화공간으로서의 활용을 의뢰하면서 예술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트리엔날레 행사가 끝나는 27일부터 '예술가의 밥집' 프로젝트는 끝난다. 하지만 다시, 또다른 얼굴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될 전망이다. 집 주인이 허용한 예술 프로젝트 기간은 내년 말. 그때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부활한 밥집 골목이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