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연기 없는 도시 부산' 만들기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부산시와 기초자치단체가 공공장소 흡연 단속요원 확보를 두고 서로 책임을 미뤄 제대로 된 계도나 단속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시는 지난 1~8일 공공장소 금연구역(도시공원 3곳, 해수욕장 7곳, 버스정류소 3270곳)에 대한 흡연 단속에 나선 결과 과태료 68건을 부과했다고 8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행 초기인 만큼 공공장소 금연을 알리는 계도 활동과 과태료 부과를 병행하다 보니 실적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공공장소 흡연 단속을 맡을 인력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아 단속 효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시에 따르면 공공장소 흡연 단속 인력은 시 단속요원 10명, 해운대구 단속요원 4명, 나머지 구·군 담당자 등 30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각 구·군 담당자들은 다른 업무도 병행하는 까닭에 온전히 단속 일에만 매달릴 수 없다. A구 관계자는 "섣불리 혼자 나갔다가 시비가 붙을 수도 있고, 업무가 많아 매일 나가기 힘들다. 일주일에 2, 3회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담 단속요원이 배치되지 않는 곳은 사실상 단속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일주일간 전담 단속요원이 돌아다닌 연제구 사상구 해운대구는 과태료 부과가 수십 건에 이르지만, 나머지 구·군은 실적이 전무하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시와 구·군이 전담 단속인력 확보 문제를 놓고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공공장소 흡연 과태료 부과 업무를 각 구·군에 위임했다며 외면하고 있고, 구·군은 빠듯한 살림살이 탓에 단속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B구 관계자는 "재정이 열악한데 전담 단속인력 인건비 마련이 쉽겠느냐. 일단 내년에 예산을 신청할 예정이지만 그것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각 구·군에 공공장소 흡연 단속요원을 배치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시가 추가로 전담 인력을 확보하긴 어렵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