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라는 말은 바둑에서만 쓰는 독특한 전문용어다. 배짱으로 버틴다는 뜻에서 패(覇)라는 한자를 쓰기도 하는데 과거의 문헌에 의하면 패는 순수한 우리말로 보인다.
옛 문헌에서는 패의 한자로 '겁(劫)'자를 쓰고 있다. '겁'자를 쓰는 것으로 보아 패는 '영겁' 즉, 긴 시간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한데 이를 입증할 다른 단어는 없다. 백홍석 6단이 우하귀 패를 따낸 장면. 흑은 이 패를 꼭 이겨야 할 입장이다. 백은 다른 곳에 두 번 두어 바꿔치기를 해도 충분하다.
야마다 9단은 백194에 팻감을 쓰고 백196으로 패를 되따낸다. 이제는 백홍석 6단도 마땅한 팻감이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흑197에 뻗는 수를 팻감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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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도〉 |
이런 수는 손해이므로 함부로 두면 안 된다. 손해팻감을 이곳저곳 두다 보면 나중에 패를 이기고 형세를 그르치게 된다. 그러나 이 국면에서 흑은 패를 꼭 이겨야 할 입장이라 약간의 손해는 무릅쓰지 않을 수 없다. 반면 백은 이 패를 이기려고 고집할 필요가 없다. 참고도의 백1과 같이 손해를 많이 보는 팻감을 쓰면 흑은 4로 잡고 우하쪽 이단패를 버티게 된다. 결국 야마다 9단은 백208로 잡고 패를 양보한다. 백홍석 6단이 끈질기게 버텨 큰 손해를 보지 않고 패를 이긴 셈. 하지만 전체 형세는 결코 유리하지 않다(199·207-●△, 202·209-196).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