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통계.
우리 나라 여성 중 자신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유니레버에서 한국 중국 대만 홍콩 일본 말레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10개국 여성 2100명을 대상으로 '아름다움에 관한 의식 조사'를 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을 아름답다고 생각한 아시아 여성은 3% 미만이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 한국여성은 200명 중 2명, 즉 1% 정도만 자신을 아름답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외모를 향상시키기 위해 성형수술을 고려해 본적이 있다는 질문에 한국이 53%, 대만 40%, 일본 39% 등으로 대답해 한국여성이 성형 수술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한국여성 43%가 너무 뚱뚱하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스스로 아름다움을 느끼는 데 남편 또는 파트너의 의견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비율이 42%인 반면 본인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28%에 불과했다고 한다. 한국여성은 전체적으로 가족, 친척관계, 우정, 애정관계 만족도는 높았지만, 외모나 아름다움에 관한 만족도는 낮았다고 한다.
두 번째 통계.
명절 선물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상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신세계 이마트가 국내 75개의 점포를 대상으로 평상시와 추석 행사 기간의 매출을 비교해 지역별 매출 순위를 매긴 결과, 경상도 지역 점포들이 추석행사 기간에 평소보다 평균 5등 이상 순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서부산점의 경우 평소엔 매출 규모가 57위였으나 추석행사 기간 명절 선물 매출이 35위로 무려 22계단이나 뛰어 올랐고, 대구 만촌점도 평소 9위나 10위를 하는 곳인데 추석행사 기간에는 전국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경상도 지역 점포의 매출 규모가 비슷한 서울권 점포를 비교한 결과, 경상도 지역 점포의 선물세트 매출이 서울권 점포보다 18%정도 더 많았다고 한다.
다른 지역의 경우, 강원도에서는 원주지역만 제외하고 강릉, 속초, 동해에서는 평소보다 평균 10등 정도 떨어졌으며, 제주도와 전라도 지역도 추석 선물 수요가 가장 적은 지역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통계들은 별 의미없어 보이지만 재미있는 통계이다. 이러한 통계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분석될 수 있다. 먼저 첫 번째 통계는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에 관한 자의식의 부족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가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아름다움의 기준을 자신의 관점에서 판단하기보다 주위의 남편이나 파트너의 입장에서 판단한다는 점은 아름다움에 대한 상대적인 가치를 반영한다. 특히 성형 수술이라도 해서 아름다움에 대한 만족을 가지려는 것도 미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에 대한 관심으로 해석될 수 있다. 두 번째 통계는 한국 사람의 관계 의식이 좀 더 구체적으로 나타난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중 경상도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더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상도 사람들이 격식을 중시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은 아직도 다른 지역에 비해 결속력이 높거나 스스로가 특별하다는 집단적인 믿음에서 출발한다.
다른 입장에서 보면 서로 약한 관계를 강하게 집단의 질서 속으로 밀어 넣으려는 의식에서 선물을 많이 할 수도 있다. 특히 부산지역이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도 피란생활 이후의 고향이 다른, 다양한 구성인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부산지역에서 자주 쓰는 '우리가 남이가'는 말도 서로를 친밀한 가족의식으로 묶는 표현이며, 친족어 '아재, 아지매'가 일상적인 대화에서 다른 지역보다 빈번하게 사용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동류 의식의 발로이다.
이와 같이 특별한 집단의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행위는 그 집단의 가치와 인식에 기반하여 실현된다. 또 그 집단의 가치와 인식은 그대로 특정한 행위로 드러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개별적이고 이상해 보이는 요소들도 알고 보면 그 언어를 지배하는 보편적인 규칙에 따른 것일 수 있다.
경상도 사투리를 지배하는 특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높낮이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높낮이가 없는 말은 낱소리를 가로로 늘어놓기 때문에 낱낱의 소리가 제대로 발음이 나고 길어지게 되어 있다.
그러나 경상도 사람의 높낮이는 여러 가지 낱소리를 세로로 올려서 한 마디에 발음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중간에 낱소리가 길어지지 않고 짧게 끊기는 경향이 있으며, 소리의 축약과 생략이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언어 사용에 있어서 축약과 생략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암시적이고 함축적인 표현이 더 발달하게 되며 언어 사용의 효율성이 더 강화된다. 이러한 언어의 효율성은 근본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간의 상호 전제된 공통의 요소를 전제로 할 때 더욱 극대화된다.
요즘 경상도 사람들의 높낮이가 다소 약화되어 가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경상도 말을 지배하는 커다란 특성이 약화되어 간다는 말이다. 그래서 원래의 높낮이 특성에 따른 다른 언어적 특성들이 약화되고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에 따라 언어의 특성으로 유지되어 온 인식들이 약화되어 갈 수 밖에 없다.
부산의 사투리는 집단성을 전제로 한 효율적이고 친밀한 관계 언어로 아직도 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언어적 가치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때 부산 사람들의 살갑고 정겨운 인정이 유지될 수 있다. 부경대 객원교수
# 욕같은 '지기미' 경상도말로 비듬
# 주름살은 '쭈굴사리' 뺨은 '뽈'로
'지기미'의 뜻은?
욕처럼 들리는 '지기미'는 경상도에서는 머리의 '비듬'을 뜻하는 말이다. 이 비듬은 지역에 따라 '지그미, 지기미, 찌기미, 지금, 지급'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와 관련하여 얼굴에 나는 '기미'는 '지미, 지메, 찌미'로 부르고 '여드름'은 '어드름, 이드름, 이디름'으로 나타난다.
경상도 사투리에서 얼굴의 주름살은 '쭈굴사리, 쭈그름살, 잔사리'라고 하지만 이마 주름살은 '이망살, 주금살'이라고 하여 구분해 지칭한다.
또 뺨에 생기는 보조개는 '볼새미' '우물'이라고 한다. '뺨'은 얼굴의 관자놀이에서 턱까지의 옆부분을 말하고 '볼'은 '뺨'의 일부분으로 살이 있는 곳을 말하는데, 경상도 지역에서는 잘 구분해서 쓰지 않고 '뽈'로 나타난다. 그러나 일부지역에서는 '볼'은 '볼태기, 뽈때기'로 쓰지만 함양에서는 '보래기'로 쓴다. 또 '뺨'도 '빰, 빠마때기' 등으로 구분하여 쓰기도 한다. '눈두덩'은 '눈떠불, 눈떠부리, 눈까죽, 눈어덕, 눈두덕'으로 쓰고, '눈썹'은 '논섶, 눈서불'로 부르고 '속눈썹'은 '쏙눈썹, 가문 눈썹, 눈꼬시, 아랫눈썹'으로 부른다. 이근열 부경대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