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떼 쓰는 것, 주전자 물 나오는 곳'이라고 10대 젊은이에게 해석되는 단어가 무엇일까? 답은 '군 음식을 때 없이 자주 먹는 것'이란 뜻의 '주전부리(주전버리, 주전입)'이다. 또 '우울해지는 자리, 땅만 보면 나타나는 우울증, 때수건, 터미널에 있는 울타리, 터널의 사투리, 털갈이하는 동물, 서울의 옛말, 전쟁 때 도망가는 길'로 해석되는 단어는 무엇일까? 한 어머니가 낳은 자녀의 나이 간격인 '터울'(터불)이다. 이외에도 '첫 번째로 물건을 파는 일'인 '마수걸이'가 '카사노바의 직업, 씨름 기술, 수리수리 마수리, 말을 걸어두는 걸이, 생리주기, 마술사의 거리' 등으로 생각하는 10대가 있다.
이것은 실제 모 텔레비전 프로그램 속에 '상상공감'에 나온 장면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자주 쓰는 '주전부리'와 '터울', '마수걸이'가 10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가 되고 있다는 것은 충격이다. 10대의 젊은 사람들이 '주전부리, 터울, 마수걸이'란 말을 모른다는 사실만이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단어를 잃어 간다는 것은 세대를 이어가는 연결의 고리가 없어진다는 것이요, 그 동안 이루어 놓은 문화적 자산을 잃어간다는 뜻이다. 언어는 세계를 인식하는 단면으로 세계를 분화하거나 통합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특정한 어휘를 잃어간다는 것은 특정한 세계에 대한 인식이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할아버지의 구수한 이야기 속의 사투리를 통해 그들의 인식이 전수되고 그러한 인식이 세상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손자가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함께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은 시골에 있는 부모께 자신의 집에 와서 아이를 봐달라는 자식들이 늘고 있고 심지어는 해외 여행을 위해 시골집에 아이를 맡기는 자식도 많이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는 이러한 얌체 짓을 막기 위해 고안한 수법이 소개되어 화제다. 이른바 손자를 보지 않는 세 가지 방법이다.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방법은 소화촉진법이다. 이것은 어린 손자의 소화를 돕는다는 목적으로 밥이나 다른 음식물을 자신의 입에 넣어 꼭꼭 씹은 후 그대로 꺼내서 손자의 입에 넣어 주는 방식이다. 물론 이 방법은 며느리가 보는 앞에서 해야 효과가 있으며, 음식에 침을 가득 묻힌 상태가 더 효과가 크다.
특히 조금 배운 며느리라면 기겁을 하면서 다신 아이를 맡기지 않는다고 한다.
두 번째 방법은 동양화 교습법이다. 이것은 어린 손자에게 민화투를 가르쳐 주거나 고스톱을 가르쳐 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손자가 4살 정도 되었을 때 하는 것이 효율적인데, 4살 정도의 아이는 엄마에게 절대로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 화투를 배웠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면 반드시 그대로 엄마에게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엄마에게 "엄마, 할머니하고 고스톱을 쳤는데, 내가 피박으로 3점 먹었다. 잘했지?"라고 하면 아이를 노름꾼을 만든다며 며느리가 절대로 맡기지 않는다고 한다.
마지막 방법은 방언 구사법이다. 젊은 사람들이 얼핏 들어서는 그 뜻을 알 수 없는 사투리를 손자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말 배우는 시기에 있는 손자가 주된 대상인데, 이 때는 할머니 말을 잘 따라 하는 시기라 빨리 배울 수 있어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숫자를 가르치는 것도 사투리로 "하나, 두나, 시나(서이), 니나(너이), 다아, 여어, 일굽, 여둡, 아호, 열(열나)" 등으로 가르치고 '비행기'는 '비앵구, 빙기', 바퀴는 '발통', 비누도 '사봉', 트럭을 '도로꼬', 달걀을 '다랄' 식으로 가르치는 식이다. 아이가 이상한 사투리를 사용하면 젊은 며느리가 다시는 아이를 할머니에게 맡기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이 세 가지 방법으로도 안 된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손자를 맡아 돌보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한다. 재미있는 방법이다. 물론 자신의 손자를 돌보는 일을 마다하는 부모는 흔치 않으므로 이 방법은 한낱 농담거리일 뿐이다.
요즘은 웰빙(참살이)에 관심이 많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많고, 저공해 식품만 찾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진정한 웰빙은 운동이나 먹을 거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주변적인 환경 즉, 건전한 여가, 도시 환경,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교통 질서 등 여러 가지 요소들에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핵가족 시대에는 늙은 부모와 함께 살아 가는 것도 자라나는 자식의 정신 건강을 위해 바람직한 웰빙의 방식이 될 수 있다.
아이를 많이 길러본 부모들의 구수한 옛날 이야기와 접촉에 의한 육아 방식은 아이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지능도 발달시켜 준다는 보고도 있다.
웰빙을 위해 농약을 치지 않은 콩나물을 직접 길러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콩나물을 기를 때에는 물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수돗물로는 콩나물이 잘 안 자라고 우물물이나 생수를 이용해 길러야 콩나물이 잘 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유의할 점은 새로운 좋은 물을 계속해서 주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준 물을 다시 바가지로 퍼서 사용해야 콩나물이 실하게 자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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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근열 교수 |
흘러내린 고인 물을 다시 줄 때 콩나물이 더 튼튼히 잘 자란다는 것은 새로운 물보다 흘러간 물이 더 중요한 가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사투리를 사용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우리의 아이들인 콩나물을 기를 때 꼭 필요한 고인 물이지 결코 교육적으로 방해되는 흘러간 물은 아니다.
이근열 부경대 객원교수
# 손자 안보기 난센스 퀴즈
1.며느리가 보는 앞에서 음식물을 자신의 입에 넣어 씹은 후에 손자 입에 넣어주어라.
2. 어린 손자에 동양화 즉, 화투를 가르치며 엄마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한다.
3. 말을 잘 따라하는 시기에 사투리를 가르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