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라'란 말이 무슨 뜻일까?
'아주라'로 붙여 쓰면 이란의 시아파에서는 후사인이 순교한 날을 말한다. 이란의 '아주라' 기념일에는 매년 10일간에 걸쳐 순교제가 치러진다고 한다. 그러나 '아 주라'는 롯데 자이언트 야구단을 응원할 때 사직 구장에서 쓰는 말로, 파울볼이나 홈런볼을 어른이 잡았을 때 '아이에게 주라'는 뜻의 다른 관중의 애정어린 강요의 말이다.
이 말은 경상도 사람도 높낮이가 실현되는 입말에서는 쉽게 이해되는 말이지만, 그냥 글말로 나타낸다면 그 뜻을 선뜻 말하기 어렵고, 다른 지역 사람들은 매우 낯설게 생각해서 자주 묻는 말이다. '아주라'는 무뚝뚝할 것 같은 경상도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가지는 은근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배려의 말로 다른 지역에선 찾아볼 수 없는 말이다.
원래 이 말의 시초는 대구 야구장이라 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어린이 팬이 가장 많은 구단이었고 대구 야구장에는 어린이들이 가장 많은 구장이었다고 한다. 경기 도중에 파울볼이 관중석으로 날아갔는데 이 파울볼을 어른과 어린이가 동시에 잡았다. 그러나 이 파울볼은 힘이 센 어른이 뺏다시피 가져가서 공을 가지고 싶었던 어린이가 울고 말았다. 그 광경을 본 모든 관중들은 "아 주라"를 외쳤는데 공을 잡은 어른이 관중의 강요에 못 이겨 파울볼을 어린이에게 줬다고 한다. 그 후 파울볼만 나오면 관중은 볼 것 없이 "아 주라"를 외쳤고 어른들은 공을 가질 수 없었다고 한다.
경상도말에서는 '아'와 '알라, 얼라'는 다르다. '아'는 어린 아이를 말하지만 '얼라'는 '갓난 아이'를 지칭하는 말이다. '얼라'는 '깐얼라(간난 아이)'로 나타나는데 귀엽게 말할 때, '똥까지'(똥강아지), '강생이'(강아지) 등으로 부른다. 아이들 중에서 잘 우는 아이는 '삘남이', '삘냄이'라고 하고 '어린정'(어리광=엉정)을 부는 아이를 '엉받이'(응석받이)라고 한다. 또 아이가 다부지거나 야무진 경우엔 '매타분타'라고 한다.
아이가 오동통한 경우 '둘지다, 툭지다'라고 하며, 아이가 누구를 닮았을 경우 '탁하다'(닮다) 혹은 '가라빼다'란 말을 쓴다. 어떤 것과 닮은 점을 이야기 할 경우는 '비색'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또 '어미가 아이를 배면 그 위의 애가 밥을 먹지 않고 여위는 것'을 '아시타다'(동생보다)라고 하며, 아이를 낳았을 때 새끼줄에 고추 숯 미역 따위를 달아 대문에 걸어두는 금줄을 '건구 겅구 긍구'라 한다.
어린 아이가 '교활하고 밉살스러운 태도'를 보일 때, '개살스럽다'라고 하고 젖먹이 아이가 두 입술을 떨며 '투루루' 소리 내는 일을 '따부리' 혹은 '따불'(투레질)이라고 하며, 다른 지역에서는 '두부래기, 다부래기'라고도 한다. 이런 '따부리'를 하면 비가 온다는 속설이 있어서 자주 하게 될 경우 나무라는(머라 쿠는) 일도 있다.
아이들을 업는 포대기를 '두디기'라고 칭하고, 아기가 똥을 눌 때 얼굴을 찡그리며 안간힘을 쓰는 행위를 '엉깨'라고 하기도 한다.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옛날엔 특히 어릴 때 손 마마(천연두)를 앓다가 죽은 아이들이 많았는데, 경상도 지역에서는 마마를 앓다가 죽은 계집 아이 귀신을 '공지이'라고 부른다. 이 '공지이'는 다른 여자에게 지피어서 길흉화복을 말하고, 모든 것을 잘 알아 맞춘다고 하는 '태주할미'의 다른 이름이다.
보통 우는 갓난 아이를 달래거나 함께 놀며서 하는 소리를 '아이 어르는 소리'라 하는데, 아이 어르는 소리는 지역별로 다양한 소리들이 있다. 이 아이 어르는 소리는 생후부터 3세까지 신체 기능의 발달을 위한 여러 노래가 존재하며 신체의 여러 운동 기능과 더불어 언어 감각 향상, 지능의 발달, 공간 감각의 증대를 위한 여러 동작을 가미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경상도에서 어린이를 좌우로 흔들어 기울이며 어르는 소리인 "불메 불메 불메야"는 '불메질' 즉 '풀무질'을 할 때 풀무가 좌우로 규칙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착안해서 내는 소리이다. 이는 주로 아이의 겨드랑이를 안아 세우고 좌우로 걸음마를 시키면서 하는데, 이 행위는 아이와 놀면서 아이의 다리를 튼튼하게 하는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는 행위이다.
아이의 지능과 신체 발달을 위한 행위에 수반되는 소리는 주로 '꼬노꼬노, 음마음마, 짝짝궁, 잼잼, 곤지곤지, 도리도리, 찔라래비 훨훨, 둥개둥개, 부라부라, 달강달강, 섬마섬마, 걸음마, 쭈쭈' 등이 쓰이는데 지역에 따라 각각 다른 말로 부른다. 경기방언에서는 '용타용타'로 쓰는 '꼬노꼬노'는 원래 일본말로 경상도에서 '꼬내꼬내'로 쓰는데, 어른의 손바닥 위에 아이가 두 발로 선 것을 말한다.
'곤지곤지'는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찌르는 것을 말하는데, 경상도에서는 '진진'으로 많이 쓴다. 또 손바닥을 폈다 오무렸다 하는 '잼잼'은 '쪼막쪼막'으로,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도리도리'는 '도래도래'로 주로
나타난다. 아기가 누운 채로 팔다리를 쭉 뻗거나 기지개를 켤 때 아기 다리를 꾹꾹 눌러 주거나 다리를 잡아 곧게 펴 주는 '쭈까쭈까, 쭈쭈'는 '쭉쭉'으로 나타난다. 어른이 아기를 앞에 앉히거나 세우고 어깨나 허리를 잡고 앞뒤로 흔드는 '달강달강'은 '둥개둥개'나 '불매불매'로 나타난다.
이처럼 아이를 달래는 말은 지역적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듯이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어느 지역이나 같다. 단지 아이들에 대해 자상한가 아닌가는 부모가 가진 개인적 특성에 관계된 것이지 지역적인 차이는 아니다. '아 주라'에 나타나는 배려가 그립다.
이근열 부경대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