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주변의 언어로 취급받던 사투리를 이용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웃음과 재미를 추구하려는 시도가 대중매체에 자주 등장한다. 코미디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도 사투리는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유행가에서도 사투리를 사용하기도 하고, 유행하는 노래를 지방말로 바꿔 부르는 개사 노래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 '트로트' 노래를 부를 것 같지 않은 젊은 가수 장윤정이 부르는 '어머나'는 흥겨운 리듬과 재미있는 노랫말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그와 함께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말로 개사한 노래가 정겨움과 재미를 더하고 있다. 먼저 유행하는 '어머나'의 각 지역 사투리를 살펴 보자.
원래 가사는 이렇다.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 여자의 마음은 갈대랍니다 / 안 돼요 왜이래요 묻지 말아요 / 더 이상 내게 물으시면 안 돼요 / 오늘 처음 만난 당신이지만 내 사랑인걸요. / 헤어지면 남이 되어 모른 척 하겠지만 / 좋아해요 사랑해요 거짓말처럼 당신을 사랑해요 / 소설 속의 영화 속의 멋진 주인공은 아니지만 괜찮아요 / 말해 봐요 당신 위해서라면 다 줄게요'
다음으로 인터넷에 유행하는 전라도말로 개사한 노래이다.
'워메에~ 워메에~ 이라지 말랑께~ / 가시나 맴은 갈대랑께여 / 안 되는디 왜 이러는디 잡찌 말랑켕께~ / 더이상 내게 기대믄 골란하당께 / 오늘 처음 만난 당신이지만 내 사랑인디요 / 헤어지믄 남이 되어 모른척 할라고야 / 좋아부요 사랑한디 허벌나게 당신을 사랑한당께요 / 소설맹키로 영화맹키로 멋진 주인공은 아닌디요 / 괜찮당께 말혀보씨요 니를 위해서라믄 다준당께로'
또, 충청도말로 개사한 노래이다.
'아유~ 아유~ 이러지 마셔유~ / 기집애 맘은 갈대라쟈뉴 / 안 된다쟈뉴 왜 이랴~ 잡지 말랬쟈뉴 / 워찌되던지간에 나한테 더 물으시면 안 돼유~ / 오늘 첨 만난 당신이지만 내 사랑이구만유 / 갈라지면 남이 되어 모른 척 해뻔지겠지만 / 좋아햐~ 사랑햐~ 꽁갈처럼 당신을 사랑해유 / 소설 속에 영화 속에 멋진 주인공은 아닐티지만 괜찬아유 / 얼릉 말해 봐유 당신 위해서라면 까징거 다 줄꺼구만유'
마지막으로 경상도말로 개사한 노래이다.
'와!~ 와!~ 이라지 말라카이~ / 가스나 마음은 갈대라카이 / 안된다안하나 와이카노 잡지 말라카이~ / 더이상 내한테 물으시며는 안댄다카이 / 오늘 첨으로 만난 니지만 내 사랑이라안하나 / 헤아지면 남이 되어 모른척 해볼끼지만~ / 좋아한다 내캉살자 거짓말처럼 니 사랑한다안카나 / 소설속에 영화속에 멋째이 주인공은 아이지만서도 / 게안타카이 말해보거레이 니가 잘 된다카몬 다 주께 ~'
위와 같이 인터넷에 유행하는 가사는 전라도 말의 '-랑께' 충청도말의 '-유' 경상도 말의 '-카이' 등과 같이 각 지방의 특징적인 어미[씨끝]가 반영되어 있어서 지방의 특색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경상도 노랫말을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경상도 노랫말은 다른 지방에 비해 무뚝뚝한 편이다. 그것은 경상도 노랫말의 어미를 '-카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원래 경상도말 '-카이'는 '안 된다 카이' '맞다 카이' 등과 같이, '-라고 하니'의 구성으로 '왜 안 믿니, 내가 확신하는데'의 뜻으로 '확인, 반문'의 의미를 가지는 어미이다. 그래서 경상도 개사 노래는 본래 노래에서 보이는 부드럽고 상냥한 정서에 어울리지 않으며, 상대 남자를 높이는 어조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퉁명스럽다는 오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많다.
만약 다른 지역의 사투리 노랫말도 모두 반말투로 개사되면 문제가 될 것도 없지만 유독 경상도 노래에서만 반말적인 어투를 선택하는 것은 일종의 편견의 오류이다. 이 노래는 경상도의 무뚝뚝함을 염두에 두고 개사한 것으로 보이는 데, 경상도 노랫말도 이러한 반말투 '-카이' 말고 부드러운 '-라예'를 선택했다면 본래 노랫말보다 더 상냥하고 애교 있는 표현이 될 수 있다.
또한 감탄사 '어머나'를 전라도 말에서는 '워매에, 워매에', 충청도 말로는 '아유, 아유'로 잘 바꿨지만 경상도말에서 '와, 와'로 바꾼 것도 경상도말이 가진 본래의 말맛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경상도말의 놀라움을 표시하는 감탄사는 상황에 따라 '우짜노, 우야꼬, 얄굿데이, 엄마야, 시아마시야 …' 다양한 형태가 있으므로 이 중에 하나를 골라 쓰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와'는 물음의 표시로 다른 남자에게 받은 놀라움의 표현으론 어울리지 않는다.
또 개사 노랫말에서 '여자'의 표현으로 전라도 말에서는 '가이나' 충청도 말에서는 '지지배', 경상도 말에서는 '가시나'로 나타난다. 그런데 경상도 말의 '가시나'는 다른 사람에겐 쓸 수 있어도 본인에게는 쓰지 않는 표현이므로 '여자'는 '애자[여자]'나 '지집[계집]'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아니면 여자가 본인이므로 '지'나 '내'로 쓰는 것이 옳다.
경상도 말에서 '안 된다' 같은 부정적인 표현을 부끄럼이 있는 여인이 응답할 경우엔 '언지예, 어데예, 뭐할라꼬예'와 같은 은근한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시 개사한 경상도 '어머나' 버전이다.
'우야꼬! 얄궂어라! 이라지 마이소예. / 지 맴은 갈대라 안 합니꺼. / 언지예 어데예 와이랍니꺼. / 묻지 마이소 더 이상 내자태 묻지 마이소 / 오늘 한 분 만났지만 지는 당신꺼라 안 합니꺼 / 안 만나모 시저시저 남이 되뿌지만 / 좋아합니더 사랑합니더 지가 억수로 당신을 사랑한다 아인교 / (당신이) 소설이나 영화에 비는 멋쨍이가 아니라캐도 난 좋은기라예 / 개안심더 말해 보이소 당신한태 말카 다 준다 안합니꺼'
요즘의 사투리 개사는 재미만을 추구하려는 경향에서 비롯한다. 또 유행하는 사투리 노랫말은 그 출처가 불분명하고 만든 사람도 확실하지 않아서 특별히 책임을 지을 수 없다. 그러나 마구 양산되는 사투리의 개사는 한 때의 무책임한 재미만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개사 노랫말이 재미만을 추구한다면 본래의 사투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말맛을 왜곡하고, 특정 지역 사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정할 우려가 있다.
 | |
| 이근열 교수 |
개사 노랫말이 재미 이전에 기존의 질서와 관념을 부정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면, 사투리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바꿀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노랫말의 사투리 개사는 해당 낱말을 일대일 대응 방식으로 사투리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노래의 정서와 느낌을 구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표현을 찾아서 사투리가 가지고 있는 깊은 말맛을 살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근열 부경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