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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이렇게 맛깔스러워진다 이말이여~잉 |
'빨리 오세요'의 사투리 버전
● 싸게 와버리랑께(전라도)
● 빨 와유(충청도)
● 퍼뜩 오이소(경상도)
'빨리 오라'고 하는 말을 서울사람은 '빨리 오세요'하고, 전라도 사람은 '싸게 와버리랑께'로 말한다. 또 충청도 사람은 '빨 와유'라 하고 부산 사람은 '퍼뜩 오이소' 한다. 더러는 이러한 여러 지역말의 비교를 통해 음절수가 가장 적은 것이 충청도 말이기 때문에 충청도 사람이 결코 느리지 않다는 비교 검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들의 틀에 박힌 생각을 의심하게 되는 재미 있는 비교이다.
여기서 '빨리 오라'는 표현의 방언의 차이를 나타내는 결정적인 요인은 씨끝과 어찌말이다. 즉 '-세요, -랑께, -유, -이소' 등과 같은 각 지역의 특징적인 씨끝이 지역적 차이를 분화하며, 다음으로 '빨리, 싸게, 빨, 퍼뜩'과 같은 어찌말(부사어)이 지역에 따른 특징적인 차이를 강화한다. 보통의 방언 차이라고 하면 씨끝이 다양함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어찌말도 지역적 차이를 나타내는 중요한 요인이다.
경상도에서도 '유별나다'는 뜻의 어찌말도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먼저 '유별스럽게' 형은 '유달시리(산청 하동 의령), 유달시럽게(의령)' 등으로 쓰이고, '별나다'에서 나온 '별나게' 형은 '별나게(합천 사천), 별시리(통영 거제), 밸나게(밀양), 벨나기(창녕) 등으로 쓰인다. 또한 '뽈쪽스럽다'는 '뿔쪽시리(거창), 뽈축시리(함양 산청), 볼촉시리(함안 김해 고성 창원), 볼촉시럽게(고성), 볼쪽시리(창원), 뺄쭉시리(창원), 벨쭉시리(진양), 벨축시리(하동)'로 변이되어 나타난다. 또 '특별나다' 형은 '떡별나게(남해), 떡별나기(창녕 양산)' 등으로 나타난다.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특별한 낱말은 '거시게'로 주로 남해 지방에서 쓰이는 말이다.
이처럼 어찌말은 행동이나 동작의 말맛을 풍부하게 하는 일종의 양념말로, 우리말에서는 다른 언어보다 다양하고 섬세하게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어찌말은 상황에 따라 정밀하게 분화된 경우가 많아서 그 쓰임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으면 그 말맛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 예로 전라도말에서 '싸게'라는 말은 더러 '허벌나게'라는 말로 바꾸어 쓰기도 하지만 이는 어찌말의 말맛을 모르고 쓴 것이다. 전라도말 '허벌나게'는 '싸게'보다 부정적인 상황에 쓰이는 어찌말이다. 원래 '허벌나다'는 뜻은 '굶주려 음식을 함부로 먹거나 몹시 사정이 딱하거나 가난하여 어떤 것에 욕심을 부리며 천하게 덤비다'는 뜻에서 나온 것으로 '급하게'의 뜻을 머금고 있는 낱말이다.
부산말에서도 세밀하고도 다양한 말맛을 가진 어찌말이 많이 발달해 있다. 먼저 빠름을 표현하는 어찌말은 '퍼뜩, 얼푼, 어떡, 쌔기' 등 다양하다. '퍼뜩'은 표준어 '빨리'에 해당되는 말로 '걸리는 시간이 짧게, 움직이는 도수가 잦게, 무엇보다 앞서서'의 뜻으로 쓰이는 어찌말이다. '얼푼'은 '가가 누군고 얼푼 생각이 안 난다'에서처럼 표준어 '갑자기'에 해당되는 말로 '생각할 사이 없이'의 뜻으로 쓰이는 어찌말이다. '어떡'은 표준어 '어서'에 해당하는 어찌말로 '어떡 온나, 어떡 주가(어서 다오)'로 쓰인다. '쌔기'는 표준어 '얼른'에 해당되는 어찌말로 '오래 끌지 않고 후딱'의 뜻을 가지고 있다. 또한 '패내끼'는 '재빠르게, 똑바로'의 뜻으로 '패내끼 갓다 온나(재빨리 갔다 오너라)' 이처럼 비슷한 뜻의 어찌말도 상황에 따라 쓰임이 다르다.
다음으로 많음을 표현하는 어찌말도 다양하게 분화되어 있다. 주로 쓰는 어찌말로는 '데기(디기), 억시기, 억수로, 태배기, 가뿍, 갑씬, 엉가이, 한거(항거)' 등이 있고 '동띠기, 수태기' 등도 가끔 쓰이는 어찌말이다. '데기'는 '매우, 심하게'의 뜻으로 '데기 캐 네'에서 보듯 정도가 심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억수로, 억시기'는 '아주, 많이'의 뜻으로 '억시기 묵네, 비가 억수로 온다'에서처럼 양이 많음을 나타낸다. 또한 '태배기'는 '억수로'와 같이 많은 양과 수를 표현하는 말이나 '욕을 태배기 얻어 무었다'에서처럼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양으로 드러내는 말에 쓰이는 어찌말이다. '가뿍'은 '가득'의 뜻으로 '가뿍 담아라' 또한 '갑씬'은 '흠뻑'의 뜻으로 '술에 갑씬 취했다'와 같이 쓰인다. 또 '엉가이'는 '아주, 너무나도'의 뜻으로 '엉가이 크다'에서처럼 자신의 기준보다 넘음을 의미할 때 쓰는 표현이다. '한거(항거)'는 '한가득'의 뜻으로 '물을 한거 부라'처럼 쓴다. '동띠기'는 '동뜨다'라는 순 우리말로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생기다. 다른 것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정말 동띠기 좋네'에서처럼 다른 것과 비교해서 좋음을 드러내는 어찌말이다. 또한 '수태기'는 '아주 많다'는 뜻의 '숱하다'에서 나온 말로 '수태기 많은 사람이 모잇더라'처럼 '많다'는 말과 같이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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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모 |
이처럼 부산말의 어찌말은 다양한 말맛을 가지고 세밀하게 분화되어 있다. 어찌말을 잘 쓰는 것은 부산말의 다양한 맛을 살려 쓰는 것이고 어찌말을 잃어가는 것은 양념이 안 된 맛없는 언어 생활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봉모 부산대 국문학과 교수
#객상시리=엉뚱하게
잊혀지는 어찌말
'객상시리'는 '엉뚱하게'의 뜻이며 '그 사람이 객상시리 그라네'로 쓰이며 '꼽다시' '고스란히, 영락없이'의 뜻으로 '꼽다시 물어 주고 말았다'와 같이 쓰인다. 또 '맥지로(백지로)'는 '괜히, 일부러'의 뜻으로 '맥지로 그란다' 등과 같이 쓰는 어찌말이다.
부산에서 자주 쓰지만 잊혀 가는 어찌말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부산말 |
뜻 |
용 례 |
내끼내끼 |
낱낱이 |
내끼내끼 줏어라. |
매매 |
꼭꼭, 단단히 |
매매 씻어라. |
발발이 |
여러번 |
발발이 기별했다. |
벌로 |
함부로 |
벌로 씨부리지 마라. |
뽀돗이 |
빠듯하게 |
뽀돗이 들어 갔다. |
엔가이 |
어지간히 |
엔가이 해라. |
짜다라 |
그다지, 별로 |
짜다라 많지는 않더라. |
전시내 |
온통 |
전시내 사람뿐이다. |
제이 |
천천히 |
제이 가거래이. |
진차이 |
괜히 |
진차이 그래 했재. |
해까닥 |
아주 가볍게 |
해까닥 넘어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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