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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보서적 폐업 이후 <하> 출판·서점문화

"지역 출판계 `비빌 언덕`은 있어야"

인터넷 서점·전자책 출현에 전국서점 10년새 59% 감소

"지역 문화계 배려 공로 감안, 부산시·의회가 대책 나서야"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0-09-29 21:01:20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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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의 논리를 벗어나, 출판과 서점산업의 틀로 본다면 오프라인 서점이 줄어드는 것은 대세다. 1999년 4595개이던 전국 서점 숫자는 2008년 1916개로 줄었다.(한국서점조합연합회 자료) 전체 도서시장에서 온라인서점의 매출액은 해마다 가파르게 늘어 2008년 31.9%를 기록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는 '주요 온·오프 서점의 현황 개요'(2008~2009년·박익순)라는 자료에 따르면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등 가장 비중이 높은 순수 온라인서점 3곳의 매출은 2008년에 비해 2009년 23% 올랐다. 교보 영풍 서울문고 리브로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업체 '톱4'의 매출은 8.3% 올랐다. 오프라인의 낮은 매출을 온라인의 높은 매출로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갔을 때 킨들 써보니까 꽤 괜찮았어요. 전자책은 편리하고 매력적이었습니다." 몇달 전 미국을 다녀온 부산의 한 소설가는 이렇게 말했다. 킨들은 미국 최대 인터넷서점인 아마존이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는 전자책 전용단말기다. 2007년 11월 발매돼 지금까지 200만 대가 팔려나갔다. 아마존은 46만 권에 이르는 전자책 콘텐츠를 보유하고, 독자들을 전자책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세계의 전자책 시장 성장 속도가 해마다 40%에 달한다고 할 정도다.

한국은 전자책 보급과 성장이 느린 편이지만, 아이패드 등 테블릿PC까지 전자책 시장에 본격 가세하면 급속하게 '전자책 세상'이 도래할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지역의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전자책의 등장과 성장을 보면서 대형서점의 소명이 한계에 다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동보서적의 행로는 이 같은 상황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줬다.

영광도서 문우당 남포문고 등 부산에 뿌리가 있는 대형서점은 사실상 동보서적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과 이익의 감소, 경영 상태 악화, 독서 인구 및 고객 감소, 온라인 서점의 할인공세 등에 공히 노출돼 있고 장기적 전망에서도 전자책의 출현 등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동보서적 폐업 이후 "지역의 대형서점은 향토기업이고 문화적 공간"이라는 주장이 자주 나왔다. '향토기업'과 '문화적 공간' 모두 부산시가 세금을 들여 공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상이므로 실질적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강수걸 산지니출판사 대표는 "서점이 지역문화적 의미가 있고 이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시의회가 관련 조례를 만들어 지원책을 시행하면 된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생각한다면 정부도 도서정가제를 확실히 정착시켜 오프라인 서점에 불리한 현행 제도를 개선하면 된다. 의지와 실천의 문제 아니겠는가"라고 밝혔다.

동보서적 등 대형서점들은 그간 지역문화인과 지역출판계를 배려해왔다.

영광도서의 경우 책 전시공간이 넉넉지 않음에도 '부산 작가들의 책' 코너를 줄곧 운영하고 있다. 이런 풍경도 사라질 공산이 크다. 선진국의 경우 이런 상황에서 분야별로 작고 다양한 서점들이 곳곳에 출현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지역에서도 과연 그런 광경이 펼쳐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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