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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동의보감] 산후풍(産後風)

출산 후 온몸 쑤시고 식은땀… 어혈 몰아내고 기혈은 보충

산후조리 잘못해 생기는 증후군, 전신통·두통·발열 등 증상 다양

충분한 안정·휴식 취하고 비타민 등 고른 영양소 섭취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25 20:36:46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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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출산한 K 씨, 최근 일을 많이 한 것도 아닌데 온몸이 쑤시고 뼈마디가 시리며 시도 때도 없이 식은땀이 흐른다. 게다가 추위까지 견딜 수가 없어 옷을 겹겹이 입었더니 땀으로 속옷이 젖을 지경이다. 병원을 찾아 각종 검사를 해봐도 아무런 이상이 없단다.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꾀병 같지만 정작 본인은 슬슬 짜증이 나고 우울해 지기까지 한다.

산모의 몸은 크게 쇠약해져 있다. 출산 때의 용력(用力) 과도와 출혈로 인한 기혈의 부족, 혈행 장애 및 오로가 다 배출되지 않아 생기는 어혈의 정체에 시달린다. 이것이 여성들을 괴롭히는 질병 중의 하나인 '산후풍(産後風)'이다. 산후풍이라는 병명은 역대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으나 민간에서 통용되어온 개념이다. 산후에 조리를 잘못해 발생하는 일련의 증후군이다. 좁은 의미로 관절 위주 전신통에서부터 넓은 의미의 자율신경 실조와 유사한 여러 전신 증상들이 포함된다. 전신 시림, 땀 과다, 두통, 어지럼증, 가슴 답답함, 발열, 식욕 부진, 부종, 피로, 불안, 우울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산후풍은 충분한 산후 조리로 예방할 수 있지만 출산 후 아이를 돌보느라 정작 본인의 몸은 관리하지 않아 그 후유증을 겪는 여성들이 많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며, 초기 치료가 바람직하다.

한의학에서는 임신과 출산으로 약해진 여성의 몸을 임신 전의 건강한 상태로 회복하고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 및 관리를 출산 이후 당연한 과정으로 여긴다. 아이를 낳고 자궁 등 여성의 몸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기간인 산욕기, 대개 산후 6~8주까지는 산후 조리를 충분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해산 후에는 반드시 먼저 어혈을 몰아내고 허한 것을 보해 주는 것이 원칙이다. 어혈이 없어진 다음이라야 보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만일 어혈을 몰아내지 않고 먼저 인삼이나 황기 같은 약재를 쓰면 어혈이 속으로 치밀어서 위험하게 된다"고 했다. 따라서 빠르고 원활한 산후 조리를 위해서는 자궁을 수축시켜 오로의 배출을 촉진하고 어혈을 풀어주는 생화탕·궁귀조혈음 등을 먼저 복용한다. 오로가 그친 이후에는 허약해진 산모의 기혈을 보하는 보허탕·팔물탕·보중익기탕 등을 체질과 증상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아울러 충분한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지나치게 화를 내거나 슬퍼하지 말며, 찬기운에 노출되는 것을 삼가한다. 땀이 날 정도로 과한 움직임이나 찜질방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굳은 음식, 자극적인 음식,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삼가고, 미역국에 담백한 생선류와 부드러운 음식을 위주로 철분·비타민 등 충분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한다. 또 가물치·호박탕 등은 모든 산모들에게 좋은 것은 아니니 각각의 용도에 맞게 섭취해야 한다. 가물치는 성질이 차서 회음부 등의 염증 치료에 유효하나 몸이 냉한 산모들에게는 오히려 해롭다. 호박 역시 이뇨 작용을 도와 부종에는 효과가 있으나 부종이 없는 산모들에게는 오히려 지나친 이뇨 작용으로 신장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출산 후 올바른 산후 조리가 여성의 건강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칫 병을 키운다면 오랜 기간 산후풍으로 고생할 수 있는만큼 적절한 치료와 가족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허정은·삼세한방병원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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