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복지칼럼] `Weak ties(약한 연대와 지지)` 동참 어때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17 20:04:18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본 사람들의 인내심은 어디까지 일까. 얼마전 '아·태 전화상담대회'에 다녀오면서 생긴 궁금증이다. 최근 한국 대만 일본, 동양 3국의 생명의전화가 함께하는 아시아 지역 회의와 카운셀링 대회가 일본 센다이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이노치노덴와 연맹에서 900여 명의 상담원과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과연 규모가 웅장했고 내용은 섬세했으며 일본인 특유의 선의가 넘치는 훌륭한 대회였다. 등록비가 2만5000엔이라는 적지않은 금액이었다. 대회 본부는 숙박비는 별도, 2박3일 기간 중 두번 식사를 제공했다. 본전 생각에 "자료집이라도 묵직하게 받아와야지" 했는데 그 기대마저 물거품이 됐다. 고공행진한다는 물가 때문일까. 그래도 너무하지 않은가라는 불만이 생겼었는데 알고보니 본부 측은 환경 문제를 고려해 자료집을 많이 만들지 않았다. 핸드아웃 자료도 적정량만 만들어 가져가고 싶은 사람만 가져가라며 친환경적 안내를 하고 있었다.

'국제 친선의 밤'도 기억에 남는다. 에미코 오쿠야마 센다이 시장과 국제생명의전화 회장이 참석한 만찬으로 650명 이상이 함께 했다. 차기 개최국인 '대만생명의전화'에서 자국 소개를 하는데 허용 시간을 넘기는 바람에 예정 종료 시간인 밤 9시를 넘겨 10시가 넘도록 만찬이 진행됐다.

한국 참석자들은 대만 측의 무감각에 "왜들 이러는가"라는 눈짓을 교환했지만 정작 대다수였던 일본 참석자들은 정말 거의 한 사람도 빠짐없이 웃을 때 웃어주고 손뼉을 치고 무대를 주시하면서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닌가. 순간 신기함을 넘어 경이로움을 느꼈다. 아마도 우리라면 "이러면 안 돼요"라고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훈수를 두거나 비판 혹은 비난까지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오해 없었으면 한다. 어느 행동이, 어떤 판단이 옳은지 그른지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늘 지적되듯 한국 중국 일본, 세 민족 간에는 다름이 있다. 매번 드러나는 거리감, 그리고 다름을 통해 배우는 것이 즐겁다.

이번 '아·태 전화상담대회'의 강연 주제는 '세계 경제 위기, 그 가운데로 희망을 가져오기 위해'라는 뿌리깊은 고민이었다. 좀처럼 만나기 힘들다는 경제학자 겐다 유지 교수가 쉽고 깊이있게 주제를 풀어냈다. 경제학자인 그가 전파하는 '희망학'은 어쩌면 경제학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어떤 사람이 희망을 갖기 쉬울까." 돈·일·건강·기회가 있는 사람은 희망을 갖기 쉽다. 그러나 이 네 가지 요소가 없고, 고통에 빠진 사람이 희망을 만들어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겐다 교수는 유머와 'weak ties(약한 연대와 지지)'를 이야기했다. 실패와 절망으로부터 '생명의 희망'을 찾으려면 완만하고 약하게 그리고 다르지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weak ties'를 공동체 안에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앞으로도 매우 오랫동안 계속될 경제 위기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비법이라는 것이다. 문득 'strong ties(강한 연대와 지지)'가 아니라 'weak ties'라면, 그래 "나도 해볼 만 해, 그 정도라면 나도 도울 수 있어"하는 안도감이 들지 않는가. 인간 관계에서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날마다 확인된다면 참 좋겠다. 국가와 행정은 'strong ties'를, 우리 개인은 'weak ties'를 갖춘다면 복지사회가 한발 더 가까이 오지 않을까.

오흥숙·부산생명의전화 원장·학장복지관 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세계 유일 유엔군 묘지 새단장...‘평화의숲’ 조성 추진
  2. 228일 부울경 빗방울...모레까지 이어져
  3. 3경찰 신변보호 받던 여성 성폭행한 60대 구속
  4. 4교육부, 尹 정부 출범 1년 성과자료집서 ‘자화자찬’?
  5. 5달걀 알레르기 아동에게 깜박하고 달걀죽 먹인 보육교사 처벌은?
  6. 6문열린 채 ‘공포의 착륙’ 아시아나, 비상구 앞자리 판매중단
  7. 7'2030 부산엑스포 염원' 드림콘서트 3만 관중 운집
  8. 8국토부, “비행기 비상문 개방 사고 재발 막겠다”
  9. 9스타벅스 사은행사 후끈...앱 접속량 50% 증가
  10. 10통영 해상서 어선 암초에 잇따라 좌초, 해경에 구조
  1. 1與, 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선동'…野 "가짜뉴스로 국민 조롱"
  2. 2尹대통령 "인권존중·약자보호 국정철학, 부처님 가르침서 나와"
  3. 3"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한국인 빼달라"...日재판부 항소심도 기각
  4. 4국회 김남국 코인 의혹 일파만파...'입법로비' 이어 '자금세탁'까지
  5. 5자녀 특혜채용 의혹으로 물의 선관위 사무총장·차장 사퇴(종합)
  6. 6“PK 문화재단 뜻모아 할인제 등 도입을”
  7. 7尹 우크라이나 가나, 대통령실 "계획 없다"
  8. 8‘김남국 코인’ 위메이드, 여야 의원실 등 국회 14차례 출입
  9. 9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제23대 광복회 회장 당선
  10. 10[단독] 친윤 인사, 민주 PK 현역의원 영입 시도…野 균열 부를까
  1. 1'2030 부산엑스포 염원' 드림콘서트 3만 관중 운집
  2. 2국토부, “비행기 비상문 개방 사고 재발 막겠다”
  3. 3스타벅스 사은행사 후끈...앱 접속량 50% 증가
  4. 4'비행중 출구 열린' 아시아나항공, 비상구 좌석 판매 중단
  5. 5'美주도-韓참여' IPEF 공급망 부문 합의…중국 반응 촉각
  6. 6미중 '반도체 전쟁' 확산 속 한국에 '협력 손' 내민 중국
  7. 7코로나 끝나자 '도장' 찍는 부부 늘었다…부산 이혼 증가세 전환
  8. 8스몰웨딩 대세...불필요한 준비물 1위는
  9. 9부동산 임대소득 상위 0.1% 연 8억원 벌어…"양극화 심각"
  10. 10차세대소형위성2호 영상레이더 5미터 안테나 펼쳤다...큐브위성 다솔 실종우려
  1. 1세계 유일 유엔군 묘지 새단장...‘평화의숲’ 조성 추진
  2. 228일 부울경 빗방울...모레까지 이어져
  3. 3경찰 신변보호 받던 여성 성폭행한 60대 구속
  4. 4교육부, 尹 정부 출범 1년 성과자료집서 ‘자화자찬’?
  5. 5달걀 알레르기 아동에게 깜박하고 달걀죽 먹인 보육교사 처벌은?
  6. 6문열린 채 ‘공포의 착륙’ 아시아나, 비상구 앞자리 판매중단
  7. 7통영 해상서 어선 암초에 잇따라 좌초, 해경에 구조
  8. 8부산 코로나19 신규확진자 580명...위중증 환자 5명
  9. 9선관위 고위직 자녀 '채용·승진' 특혜 의혹… 경남선관위 간부도 도마 위
  10. 10경남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센터 김해에 개소
  1. 19회말 어설픈 투수 운용, 롯데 키움에 6-5 진땀승
  2. 2‘좌완 덫’에 걸린 롯데…못 나오면 가을야구 답 없다
  3. 3‘부산의 딸’ 최혜진 우승 갈증 풀러 왔다
  4. 4오! ‘김탄성’…김하성, 5호 대포 쏘고 환상의 3루 수비
  5. 5브라이턴, EPL 6위 역대 최고성적…창단 122년만에 유로파리그 출전
  6. 6오현규 시즌 5호골 사냥
  7. 7한국, 26일 온두라스 잡고 16강 조기 확정
  8. 8구승민·김원중 나란히 롯데 첫 4연속 10홀드·10세이브
  9. 9주부·학생 구성된 여자야구, 월드컵 티켓 노린다
  10. 10출전권 잃고 지역예선 겨우 통과, 가르시아 24년연속 US오픈 출전
우리은행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해양주간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