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 금관가야 건국설화를 간직한 경남 김해시 구지봉 문화재구역에서 ‘가야시대 이전 주민 생활유적’이 발굴돼 비상한 관심을 끈다.

김해시는 이 처럼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재)두류문화연구원에 맡겨 김해시 구산동 1650㎡일대 구지봉 문화재구역 정밀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청동기시대 후기 후반(기원전 4세기 전후)의 수혈(竪穴, 구덩이 시설) 78기와 구상유구(溝狀遺構, 도랑 모양시설) 8기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곳에서 다량의 무문(민무늬)토기들이 다수 출토됐다.

김해시 구지봉 문화재구역 학술발굴조사에 확인된 유적지 전경. 김해시 제공

청동기시대에 조성된 크고 작은 수혈들은 상·하로 복잡하게 중복된 양상으로 확인되고 내부에서 미니어처용 토기와 토기 바닥면을 뚫는 행위, 석기 파쇄행위 등의 제사의례도 확인됐다. 이는 제사유구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일부 구상유구에서는 경작과 관련한 경지 구획으로 추정되는 흔적도 드러났다.

이번 유적과 남쪽에 인접한 대성동 일대의 소규모 발굴조사구역에서 확인되는 여러 겹의 환호(環濠, 주로 취락의 주위에 일종의 도랑을 파서 돌리는 시설) 유적들은 서로 시기가 거의 같은 것으로 파악된다. 구지봉의 남쪽과 대성동 일대에 가락국 이전인 청동기시대의 취락이 존재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이유다.

출토되는 무문토기의 주 기종은 발형토기(鉢形土器, 바닥이 편평한 질그릇)이며 석기류로는 석착, 석부편, 석촉편 등이 있다.

무문토기들은 저부와 동체부의 형태가 청동기시대와 초기 철기시대의 중간 단계의 형태를 띠고 있어 청동기시대 후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관련, 김해시 관계자는 “이번 발굴에서 유적과 그 주변에 가락국 이전 사회의 중심 취락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시는 구지봉 문화재구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추가로 진행하고 대성동고분군과 구지봉의 단절된 유적을 복원, 정비해 수로왕릉~수로왕비릉을 잇는 가야역사문화 벨트를 완성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