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워킹맘 설렘보다 두려움
이번 여름도 어김없이 방학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방학’이라는 단어는 설렘보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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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아이 신발이 어린이집 신발장에 외로이 있다. |
아이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반가운 시간이지만, 엄마에게는 죄책감이 뒤따르는 시간입니다. 회사는 연차를 내어 쉬는 구조이고, 별도의 여름휴가 제도는 없습니다. 올해는 특히 더 고단했습니다. 아이들이 번갈아 아프고 다치면서, 오랜만에 계획했던 고향 방문도 결국 무산됐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는 2주간의 방학 중 1주일만 긴급돌봄을 제공합니다. 이마저도 감사한 일이지만, 일하는 엄마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저처럼 친정이 한국에 없고, 가까운 친척도 없는 외국인 엄마들은 더욱 어렵습니다. 사회적 관계망이 좁다 보니 도움을 청할 곳이 거의 없습니다. ‘돌봄 이모’를 구할 경제적 여유도 부족하고, 아이돌봄서비스는 방학 동안 단기간 이용이 어렵다는 점도 현실적인 벽입니다.
둘째는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경남 양산 신도시의 초등학교는 대부분 과밀 상태고, 방과후 돌봄교실은 경쟁률이 높기로 유명합니다. 돌봄의 빈틈은 그대로인데, 엄마의 시간과 체력은 점점 더 빠듯해집니다.
3년 전 제 블로그에 썼던 글을 소개합니다. “워킹 맘이 제일 마음 아플 때는 아이 방학인데 출근해야 해서, 아이를 보낼 곳을 찾아야 할 때예요. 외국인 엄마인 저는 도와줄 손이 없어 눈물을 삼킬 때가 많습니다. 이번 주도 연차가 없어 울음을 꾹 참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어요. 우리 아이만 등원한 그날, 괜스레 미안하고, 내가 무슨 대단한 일을 한다고 아이를 이렇게 내팽개치나 싶어 자책했죠.”
그래서 퇴근 후나 주말에는 아이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아이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도 나누려 애씁니다. 아이의 웃음소리에 하루의 피로가 녹아내립니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자라고 있지만, 여전히 방학은 두렵기만 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엄마도 한 사람의 사회구성원으로서 일하고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에 오늘도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방학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에게도 편안한 시간이 되는 날이 언젠가는 정말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