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익숙한 듯 낯설었던 김치, 韓 문화 이해하는 ‘열쇠’

아제르바이잔 채소절임과 닮아…전통·가족 중시 ‘김장’ 정 느껴

  • 알리예바 매타넷 시민기자
  •  |   입력 : 2025-06-29 18:39:32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모든 것이 낯설었다. 언어도, 사람도, 거리도, 문화도,음식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진짜 맛을 처음으로 느낀 순간은 김치를 먹었을 때였다. 첫 입에 퍼지는 새콤하고 매콤한 맛, 다양한 향신료가 어우러진 그 깊은 풍미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날 이후, 김치는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한국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이 됐다.

경기도 한 고깃집의 김치를 포함한 철판 요리 차림상.
아제르바이잔도 다양한 채소절임을 즐겨 먹는다. 특히 오이 양배추 토마토 절임은 겨울철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반찬이다. 그래서 김치도 익숙한 느낌이었지만, 동시에 전혀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 아제르바이잔의 절임이 주로 식초와 소금으로 맛을 낸다면, 김치는 자연 발효와 고춧가루라는 독특한 재료를 통해 깊은 맛을 만들기 때문이다. 단순한 조리법의 차이를 넘어, 담긴 철학 자체가 다른 것 같다.

한국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다양한 김치를 맛보았지만, 경기도 한 고깃집에서 맛본 김치가 유독 기억에 오래 남아 있다. 맛의 균형, 식감의 신선함, 정성이 남달랐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준비된 집밥처럼, 한 입 먹는 순간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그런 특별한 맛이었다.

김치 하나에도 이렇게 정성과 시간이 담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집밥 같은 편안함과 정겨운 맛이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잠시나마 고향 생각이 나는,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시간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김치는 한국 사회에서 단순한 음식이 아닌, 공동체 정신이 담긴 중요한 문화다. 특히 ‘김장’이라는 전통은 가족과 이웃이 함께 모여 정을 나누는 시간이며, 2013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린 유네스코 회의에서 김장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사실은 나에게 무척 감동적이다. 두 나라가 문화 속에서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새삼 특별하게 느껴졌다.

아제르바이잔도 전통과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가 강한 나라다. 그래서인지 한국 문화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고, 김치를 통해 한국 사회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 지금은 김치가 일상의 일부가 됐다. 매일 밥상에서 만나는 김치는 단순히 반찬을 넘어, 나에게 한국과의 연결고리이자 마음의 위로가 되고 있다. 때로는 한 입의 음식이, 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김치를 통해 깨달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7. 7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10. 10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6. 6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7. 7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8. 8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9. 9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10. 10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3. 3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4. 4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5. 5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8. 8국회 복지위 ‘침례병원 정상화’ 정부 결단 촉구
  9. 9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0. 10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7. 7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