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독수리와 인간, 6000년 이상 이어온 유대

몽골 유목민 알타이산맥서 '독수리 사냥'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관광 상품화 통해 장엄한 유산 계승 발전

  • 애리덴 시민기자
  •  |   입력 : 2024-11-13 11:44:40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몽골의 광활한 평원과 알타이산맥을 배경으로 펼쳐진 독수리 사냥은 전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문화유산으로 손꼽힌다. 이 고대 전통은 약 6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 뒤로 몽골의 카자흐족 유목민들 사이에서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이어져 왔다. 돌궐시대 유적과 석상에 남아 있는 독수리 사냥의 흔적이나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기록을 보면, 그 강렬한 전통을 엿볼 수 있다.

프랑스 사절 루브룩은 1253년에서 1255년 사이 몽골제국을 방문한 뒤에 “유목민들은 송골매와 같은 맹금류를 오른손에 태우고 눈가리개를 씌워 다녔다”고 기록했고, 마르코 폴로는 “대황제는 1만 명의 신하와 함께 500마리의 송골매를 데리고 사냥하러 나갔다”고 했다. 이처럼 독수리와 송골매는 유목민 사회에서 단순한 사냥 도구가 아니라 권력과 위엄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특히 징기스칸의 깃발에는 흰 송골매가 그려져 있어서 그의 기백과 용맹을 상징했다고 한다.
2024년 3월에 열린 제18회 독수리축제 모습. 사진 출처: UNUUDUR.MN
 ●유네스코의 보호와 독수리 사냥 전통의 가치

몽골 카자흐족의 독수리 사냥 전통은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그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유네스코는 독수리 사냥을 단순한 사냥 기술로 보지 않고, 유목민 사회의 독특한 생활 방식과 자연과의 조화를 상징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했다.

독수리 사냥은 몽골의 알타이 산맥에서 이루어지며, 험준한 자연을 이겨내며 사냥하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사냥꾼과 독수리가 강한 유대를 맺으며 함께 사냥하는 과정은 단순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넘어서는 고유한 유산으로 여겨지며, 현대 사회에서도 자연과 공존하는 지혜와 삶의 철학을 전해준다.

 ●참독수리의 생물학적 특징과 몽골의 독수리

몽골에는 독수리과에 속하는 맹금류가 총 16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종이 참독수리이다. 이들은 알타이 산맥과 타이가 지역의 해발 800m에서 3000m 고지대의 절벽에서 산다. 번식은 3, 4세부터 시작해 45일간 알을 품으며, 강한 생태적 생존력을 가진다. 주로 쥐 토끼 너구리 같은 작은 동물을 사냥하지만, 어린 염소나 송골매의 새끼까지 잡아먹는 뛰어난 사냥꾼으로 유명하다. 바얀-울기 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는 독수리의 70%는 1~4세이며, 5·6세가 되면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이렇게 돌려보내는 것은 다시 번식하고 개체 수를 늘리는 데 필요하다. 참독수리는 전 세계적으로 약 4만 마리가 분포하며, 유럽 아시아 북미에 널리 서식한다. 몽골에서는 알타이 항가이 홉스굴 헨티 산악 지역의 절벽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독수리 사냥의 황금기와 쇠퇴, 그리고 부활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몽골 바얀-울기 지역에는 120명 이상의 독수리 사냥꾼이 있었는데, 2002년 30명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독수리 사냥 전통이 잊혀질 위기에 처했지만, 최근 다시 관심이 생기면서 몽골을 찾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이 전통을 보러 오고 있다. 바얀-울기 지역의 ‘몽골 참독수리 사회’라는 단체는 독수리 사냥을 보존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돼 2002년 이후 현재까지 38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 단체는 독수리 사냥꾼의 전통을 지키며 독수리 깃털을 팔아 수익을 창출하는 등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있다.

이 전통은 특히 카자흐족의 남성들 사이에서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여겨지며, 바얀-울기 지역의 사냥꾼들은 보통 암컷 독수리를 선호한다. 암컷이 수컷보다 크고 더 강한 사냥 능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성체가 되면 더 온순해져서 사냥에 쉽게 적응한다고 알려져 있다.

 ●독수리와의 유대, 세대를 거쳐 전해지는 전통

대부분의 독수리 사냥꾼들은 30세에서 70세 사이인데, 이들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사냥법을 배워왔다. 특히 이 중 170명은 아버지에게, 50명은 친척에게, 20명은 친구에게서 사냥 기술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사그사이 지역의 유명한 사냥꾼 M. 예센은 20년 동안 활동하며 110마리의 독수리를 길렀고, 톨보 지역의 A. 벡템르는 55년 동안 50마리의 독수리를 훈련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듯 사냥꾼들의 이야기는 세대를 거쳐 전해지는 가족의 전통이기도 하며, 그들의 삶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독수리 사냥의 미래와 현대적 접근

독수리 사냥 전통의 부활을 위해서는 해결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특히 독수리 개체 수를 유지하면서도 이 전통을 지속하기 위해선 독수리의 털과 사냥에서 얻는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몽골 참독수리 사회’는 일본 전통 활 쏘기 협회와 협력해 독수리의 털을 활 장식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경제적 자립은 독수리 사냥 문화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매년 독수리 개체 수와 방생된 독수리 수를 기록하면서 자연 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과학적 접근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전통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독수리와 함께하는 사냥은 단순한 생업을 넘어서 몽골 유목민들이 자연과 맺는 깊은 유대의 상징이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이 장엄한 유산은 지금도 몽골의 알타이 산맥과 바얀-울기 의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으며, 독수리와 인간이 함께 만들어 가는 위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4. 4“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5. 5“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6. 6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7. 7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10. 10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6. 6[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7. 7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8. 8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9. 9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10. 10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3. 3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8. 8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9. 9국회 복지위 ‘침례병원 정상화’ 정부 결단 촉구
  10. 10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